“저희 회사를 논문에 인용하고 저널의 임팩트 팩터(영향력지수)에 따라 100달러 이상의 대가를 받으세요!” ("Cite us in your publication and earn $100 or more based on your journal's impact factor!")
이 말은 캘리포니아 소재 위탁연구기관이자 세포배양 생산회사로, 생명과학자들에게 형질전환동물모형 및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Cyagen Biosciences Inc. 에서 여러 학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의 제목입니다. 당 회사를 출판 논문에 인용할 시 바우처를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Cyagen 측이 의학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이 공개 제의가 학계의 관심을 사로잡고 과학계로부터 신랄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사실 Cyagen은 지난6월부터 연구자들에게 대가성 상품을 제공하고 있었고, 이는 Cyagen 웹사이트에 적힌 “PCR의 새로운 의미는 출판(Publish), 인용(Cite), 그리고 대가(Reward)” 라는 문구에 담겨 있었습니다. 또, 이 사이트에는 이 회사를 언급한 164건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는데, 저명한 과학 블로거 Ben Goldacre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회사 측의 이번 제의는 “모호한 경제적 이해관계 충돌”의 여지를 주며, 저널 편집자들이 이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블로그에 이렇게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만약 [회사] 로부터 돈을 받고 논문에서 회사의 제품에 대해 논한다면, 이를 논문에 명시해야 한다.”
한편으로 이번 제안이 부도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들도 있는데, 이 중에는 Cyagen을 인용한 164건의 논문 저자 중 두 사람, Vincent Christoffels 와 Neil Shubbin 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발달생물학자 Christoffels는 Cyagen의 이번 계획에 문제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실험실 장비, 항체, 형질전환 서비스 등을 받을 때 할인을 받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일이다. 과학을 조금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뿐이다.” 일리노이 주 시카고 대학교 진화생물학 교수인 Shubbin은 자신이 Cyagen을 인용할 때 이해관계 충돌을 명시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논문 작업을 할 때 할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이를 감사의 말(acknowledgement)를 통해 밝히거나 이해관계를 명시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회사에 대해서 다른 연구자가 우리의 실험을 반복할 수 있을 만큼 상세하게 방법론 항목에 기재했다.” 는 것입니다.
한편, Cyagen 대변인 Auston Jelcick는 회사가 현금이 아니라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을 제공했다고 Science 측에 밝혔습니다. 또, 회사 측에서 원하는 ‘인용’이란 Cyagen의 동물 모형이 실제로 사용된 경우, 일반적으로 반복실험을 위해 방법론 항목에 수록하는 것과 같이 방법론 항목에 단순히 명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회사는 연구자들이 이미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대가를 지급한 것입니다.” 그의 설명입니다.
Goldacre는 강경한 어조로 이렇게 의견을 밝혔습니다. “Cyagen은 학술논문에 어떤 사항을 쓰는 대가로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사태가 아니라 할지라도, 대가가 오고 갔다면 이를 명시해야 한다. 그것이 학계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어떤 말을 하는 대가로 금전을 취득했다면 이를 명시한다’는 규칙에 예외를 만드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Cyagen이 시작한 대가성 제도는 학계에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부는 이를 비난 받아 마땅한 태도라 보고, 일부는 이를 통해 얻는 이득을 마다하지 않으며, 그 밖의 일부는 이번 제도가 연구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보기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번 이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