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 대해 성차별적 의견을 제시한 피어리뷰어를 저널 측이 해촉한 사건으로 출판계가 뒤숭숭합니다. <플로스 원PLOS ONE> 저널에서는 두 여성 저자의 논문에 대해 불쾌한 심사의견을 남긴 피어리뷰어와 이를 담당한 편집자를 저널 데이터베이스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음을 밝혔습니다. 문제의 논문은 생명과학 전공의 박사 졸업생들이 박사후과정 연구원 자리를 얻는 과정에 남성과 여성의 성차가 존재한다는 연구였습니다. 편집자는 원고 검토 과정에서 피어리뷰어의 심사의견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는 과실로 인해 해고를 당했습니다.
해당 논문은 서섹스 대학교(University of Sussex) 연구원 피오나 잉글비(Fiona Ingleby)와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의 박사후과정 연구원 메건 헤드(Megan Head)의 공동연구였습니다. 두 저자는 연구자들의 진로와 관련된 학계의 젠더 편향에 대한 논문을 <플로스 원> 저널에 투고했습니다. 이 논문은 한 편의 심사의견과 함께 <플로스 원>에서 거절당했는데, (익명의) 피어리뷰어가 작성한 이 심사의견은 몇 가지 우려되는 점과 함께 연구 방법론을 문제 삼고 있었습니다. 피어리뷰어는 두 여성 저자에게 “1-2명의 남성 생물학자와 협력할 것(또는 최소한 남성 연구자에게 내부 검토를 받는 것이 좋지만, 가능하면 공동저자로 참여시킬 것)’을 권고했습니다. 심사의견에는 또한 남성 박사과정생이 성공하는 사례가 많은 것은 여성 박사과정생에 비해 더 오랜 시간 연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비롯해 학계에서의 여성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 역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평균적으로 남성 박사과정생들이 여성 박사과정생에 비해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 수가 1편 더 많은 것은, 남성 박사과정생들이 여성 박사과정생에 비해 1마일을 조금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라는 의견이었습니다.
이 심사의견을 받은 저자들은 충격을 받았고, 잉글비 연구원이 트위터에 이 심사의견을 공유하자(4월 29일) 학계 역시 충격적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저자들은 심사의견 공개는 저널이나 편집자의 명성을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저널에도 존재할 수 있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피어리뷰어의 해촉을 발표한 PLOS ONE은 이 리뷰어의 성별과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PLIS ONE의 편집장 데미언 패틴슨(Damian Pattinson)은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저는 문제의 심사의견들이 저자들에게 준 괴로움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또 PLOS ONE 저널 측에서는 심사의견에 전면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PLOS ONE은 앞으로 논문을 보다 공정하고 편견 없는 심사를 제공하고자 논문 심사 절차를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PLOS ONE은 피어리뷰 체계를 보다 투명하게 바꿀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