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과 미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 단체 Campaign for Accountability(CfA)는 구글이 “학자들에게 자금을 주고 자사 정책과 사업 입지에 유리한 연구를 (상당수는 재정 관계를 공개하지 않은 채) 발표하도록”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CfA의 구글 투명성 프로젝트(Google Transparency Project)가 발표한 Google Academics Inc.라는 제목의 보고서에는 2005년부터 2017년까지 330편의 학술 논문이 구글로부터 연구 자금을 지원받아 출판되었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이 논문들은 독점 금지, 프라이버시, 망 중립성(net neutrality), 검색 중립성(search neutrality), 특허, 저작권과 같이 구글의 비즈니스에 중요한 주제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5,000달러에서 400,000달러까지 지원금을 받았으며 이들 중 66%는 연구 자금 출처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구글이 학술 연구와 옹호를 위한 후원 연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며 비난하였습니다. 출판된 문헌은 그 속에 있는 구글의 역할을 인식하지 못한 정책 입안자에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CfA는 구글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구 자금을 받은 연구자 명단까지 발표하였습니다. CfA의 Daniel Stevens 사무총장은 “구글은 자신의 막대한 부와 권력을 정책 입안자들에게 여러모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구글에 좋은 것이 국가에 꼭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구글뿐만 아니라 이 보고서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학자들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몇몇 연구자는 구글로부터 어떠한 자금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으며 이름이 잘못 지명되었으니 목록에서 자신의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 예로 이 목록에 포함된 연구자 중 한 명인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의 Aaron Perzanowski 법학 교수는 자신과 자주 논문을 공저하는 Jason Schultz 교수가 구글이 연구 자금을 지원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어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대부분 학자는 모든 후원 연구가 완전 공개를 바탕으로 발표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Perzanowski 교수는 “CfA 보고서가 엉성한 식으로 만들어져 정말 중요한 이슈에 집중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하며 이에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구글은 연구 자금 지원을 통해 정책 입안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모든 주장을 부인했습니다. 구글의 공공정책 총괄 Leslie Miller는 블로그 글을 통해 CfA 보고서에 대한 응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이 보고서에 있는 목록에는 구글의 자금 지원을 전혀 받지 않은 기관들도 포함되어 있다며 “매우 오도하고 있는(highly misleading)” 보고서라고 칭했습니다. Miller는 연구 자금 지원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며 구글은 여러 개의 연구 및 정책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연구 자금 출처를 적절히 공개하고 학문적 독립성을 지키며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CfA가 나열한 많은 학자가 사실 다양한 주제로 구글과 구글의 정책 입장을 강하게 비판해왔다”고 언급하며 구글의 무결성을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한, CfA는 “계속해서 기업 자금 제공자의 이름을 밝히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CfA의 자금 제공자는 대부분 오라클과 같은 구글의 경쟁사라고 덧붙였습니다.
CfA 보고서 발행 뒤에 어떠한 분명한 동기가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가장 고통을 겪게 되는 당사자는 논란이 되는 CfA 보고서에 이름을 올린 연구자들이 될 것입니다. Perzanowski 교수는 “아마도 이들은 학자들한테는 관심이 없을 것입니다. […] 우리는 목표가 아니라 단지 무기일 뿐이죠.”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