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논문을 작성할 때 전체적인 구조에 관해서는 흔히 IMRAD 구조를 따르라고 하죠.
- Introduction: 서론
- Methods: 방법론
- Results: 결과
- and Discussion: 토론점
물론 논문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들이죠. 하지만 초록이나 제목, 키워드와 같은 다른 요소의 중요성은 곧잘 간과하곤 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독자가 제일 먼저 접하는 것들로, 이 부분들을 확인한 후 나머지 논문을 읽을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에디터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논문의 제목, 초록, 키워드를 먼저 확인한 후에 다음 과정을 진행할지 말지 결정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특히 제목에 관해서 살펴보려 합니다. 논문의 제목 초안을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하는 목표는 기본적으로 가독성과 간결성을 유지하면서 연구의 핵심 포인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1) 논문의 핵심 포인트를 파악합니다
제목을 지을 때는 다음의 네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고민해 보세요.
- 연구 주제는 무엇인가?
- 어떤 방법론이 사용되었는가?
- 연구 대상은 누구/무엇인가?
- 주요 발견 사항은 무엇인가?
이 네 가지 질문의 답을 바탕으로 작성하면 제목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요소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예시와 함께 더 자세히 살펴보죠. 예를 들어서, 제 연구가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적 중재에 관한 것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연구에는 무작위 대조 시험(randomized control trial, RCT) 설계가 활용되었다고 해 보겠습니다. 이제 위의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해 보겠습니다.
- 주제는 무엇인가요? 치료로서의 중재 활동이죠.
- 활용된 방법론은 무엇인가요? 무작위 대조 시험입니다.
- 누구 혹은 무엇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가요? 치매 환자죠.
- 주요 발견 사항은 무엇인가요? 예를 들어 해당 중재 활동이 실제 인기 기능을 개선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러면 그에 관한 내용을 적으면 되겠죠.
2) 키워드를 파악합니다
이제 주요 개념 또는 키워드 몇 가지를 추려내 보겠습니다. 핵심 포인트에서 반복되는 키워드를 찾아보세요. 위의 예시에서 반복되는 키워드는 다음과 같죠.
X 치료, 무작위 대조 시험, 치매, 인지 기능 개선
3) 문장을 구성합니다
이제, 이 키워드들을 한데 묶어 봅시다. 예컨대 “A randomized trial of X therapy for cognitive function in dementia patients.”와 같은 제목을 쓸 수 있겠죠. 지금 작성한 건 제목 초안입니다. 물론 길고 제목으로서는 약간 부족한 듯싶을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점점 더 다듬어 갈 거니까요. 지금은 키워드를 묶은 것뿐입니다.
필요한 정보는 모두 모였습니다. 하지만 제목을 조금 더 간결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문장을 다듬기 위해 ‘무작위 대조 시험’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지 고민해 봅시다.
학술 논문을 보면 어떤 논문 제목에는 방법론이 포함되어 있고, 또 어떤 논문 제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 더 이상적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논문에 따라 다릅니다.
위의 예시를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방법론이 해당 연구의 참신함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무작위 대조 시험’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살릴 겁니다. 하지만 동 분야의 다른 연구에서도 무작위 대조 시험을 활용했다면 독자들은 제목에 해당 문구가 없더라도 ‘치매에 관한 연구군. 중재활동에 관한 내용이라면 무작위 대조 시험 방식이 활용되었겠지.’라고 가정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빼도 되겠죠.
반면,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해서 다른 관점에서 테스트를 했다면 당연히 제목에 포함시키고 싶을 겁니다.
(4) 문장을 제목으로 다듬습니다.
일단 여기에서는 방법론 키워드를 포함시키고 싶다고 해 봅시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방식이니까요. 그러나 이는 연구의 핵심은 아닙니다. 이때 활용하면 좋은 게 바로 콜론(:)이죠. ‘무작위 대조 시험’을 콜론 뒤로 보내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콜론은 제목에서 주제와 특정 세부 사항을 구별하기 위해, 혹은 해당 연구에 관한 추가적인 맥락을 제공할 때 사용합니다. 콜론을 적용하면 이렇게 바뀝니다.
“A randomized trial of X therapy for cognitive function in dementia patients.”
- “X Therapy for Cognitive Function in Dementia: A Randomized Trial”
수정한 제목을 보면 ‘improvement’라는 단어는 포함하지 않은 게 보이죠. 치료에 관한 연구이니 ‘개선’에 관한 내용일 것이라고 쉽게 유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제목에 포함되는 단어 수도 줄여야 하고요. 논문 전체에 할당할 수 있는 단어 수는 제한적이니까요. 따라서 “X Therapy” 앞에 “A”도 뺐습니다.
이렇게 긴 문장을 다시 조립해서 더 간결하고 독자 친화적인 제목을 만들어 봤습니다. 연구의 핵심 주제를 강조하면서도 방법론에 관한 정보도 추가로 제공하는 거죠.
전체적인 과정이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앞서 제시한 네 가지 질문에 대한 답에서 핵심 정보를 추출해 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까지만 잘하면 나머지 과정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연구 수행을 마친 뒤에 제목 초안을 구상해도 괜찮다는 점입니다. 연구 수행 전에 일단 가볍게 제목을 구상해 놓은 다음 연구를 마친 뒤 이를 다듬어도 물론 괜찮고요. 연구 논문을 작성한 뒤 제목을 다듬어도 되니 시기에 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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