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한 저자가 저널에 논문을 투고했고, 이 논문은 피어리뷰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논문이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기에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논문을 철회하라는 동료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저자는 편집자에게 철회 요청을 했지만, 편집자의 답은 이미 피어리뷰가 거의 완료된 상태라 이 단계에서 논문을 철회한다면 저널과 피어리뷰어의 시간과 자원을 낭비한 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올바른 출판 관행 역시 해치는 조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에디티지 인사이트를 찾아 이 논문을 익명으로 출판할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조치: 에디티지 인사이트는 저자에게 왜 논문 주제가 민감한지, 커리어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물었습니다. 저자의 답은 이 논문이 자신이 일하는 제약회사가 생산한 약물의 부정적인 부작용을 드러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작용이 목숨을 위협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연구결과가 제품의 판매량 감소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약회사 측에서 이에 불만을 가지고 저자에게 조처를 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최악에는 직업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저자는 이런 연구결과를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 약물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알려야 할 도덕적 책임감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에디티지 인사이트에서는 출판사와 편집자는 대부분 익명 출판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드물게 예외적인 경우 논문의 익명 출판이 허용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에디티지는 저자에게 상황을 저널 편집자에게 분명하게 설명하고, 이 논문의 출판으로 인해 직업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언급한 뒤, 논문 철회를 승인하거나 익명 출판을 부탁하라고 권했습니다.
상황을 이해한 편집자는 출판사 내에서 익명 출판의 가능성을 논의해 보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또, 만약 익명 출판이 어려운 경우에는 논문 철회를 승인해 주겠다고 저자를 안심시켰습니다.
요약: 논문의 익명 출판은 저자권과 학술출판의 투명성이라는 원칙을 어기는 것이기에 보통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저자는 자신이 출판한 모든 논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출판사와 편집자는 익명 출판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극히 예외적인 때에는 익명 출판이 허용되기도 합니다. 저자의 신원을 밝힐 시 생명의 위협이 있거나 직업을 잃을 위험이 있는 경우, 또는 논문의 내용이 저자가 가진 의료적 문제 또는 사회적 문제 등 저자의 지극히 사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경우입니다.
과학편집자위원회 (CSE) 에 따르면,
극히 예외적인 경우, 저자는 심각한 어려움(예: 개인의 안전에 대한 위협 또는 실직)을 일으킬 수 있는 문서에 자신의 이름을 표기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다.
저자가 익명 출판이 필요한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면, 편집자에게 연락을 취해 현 상황과 저자가 처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관해 설명하십시오. 이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익명 출판을 허용할 수 있을지 편집자가 자신의 재량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