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과학자들에게 펀딩은 정말 큰 문제입니다. 지난 10년간 경기후퇴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GDP 중 연구를 위한 펀딩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어들었습니다. 정부차원의 연구비 펀빙감소, 그리고 경쟁심화로 인해 대학 소속 연구자들이 새로운 과학 프로젝트를 시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비를 받는것은 더욱 어려워졌고요.
한 연구에 따르면, 국립보건원의 연구비인 R01의 수혜자 평균 연령은 41세라고 합니다. 즉, 스스로 연구를 계획하고 시작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적어도 15년 가량을 실험실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정부 지원 연구비의 상당 비중이 더 크고 유명서가 있는 대학으로 가는 현실 때문에 소규모 연구기관에서 연구비를 따기도 어렵습니다.
과학자들이 정부, 혹은 사설 연구비 지원의 고된 과정을 거친 뒤 일 년 이상의 시간을 기다린 뒤에도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비를 받지 못하면 얼마나 괴로울까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서양의 과학자들은 대안적인 펀딩을 생각해 냈습니다. 바로 '크라우드펀딩' 입니다. 2009년 생겨난 Kickstarter 라는 웹사이트는 예술, 음악 등 창작 프로젝트를 위한 기금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이 모델을 사용해 과학 연구를 위한 기금을 모을 수 있는 웹사이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Microryza, Petridish, 그리고 FundaGeek 가 그 예입니다.
이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되는 것일까요? 한 개인이 자신의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올리고 대중들에게 소액의 기부를 부탁합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서 다루는 이슈에 큰 흥미를 느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됩니다. 목표금액을 채우는 데에는 시간제한이 있는데, 보통 몇 주에서 두어 달에 이르는 기간입니다.
프로젝트의 신뢰성을 높이고 잠재적인 기부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사람들의 명단이 사이트에 게시됩니다. 보통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는 수수료로 기부 수익의 일부를 받으며, 프로젝트 후원자들은 특정한 액수의 후원에 대한 리워드를 받습니다. 따라서 크라우드펀딩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자 하는 연구자들에게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스템에도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은 물론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기금을 모으는 것은 무척 큰 노력이 드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는 프로젝트를 홍보하거나 후원자들을 찾는 것까지는 돕지 않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프로젝트를 알리고 후원자들을 찾는 일은 기부금을 모으고자 하는 연구자 자신의 힘으로 해야 하기에 시간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이를 위해 소셜 미디어를 능숙하게 사용해야 하며 조회수를 높이 유지해야 할 필요도 생깁니다. 프로젝트 홍보 외에도 후원자들 앞에서 발표회를 가져야 하는 경우가 있기에 도움을 줄 친구나 동료가 없이 혼자 모든 것을 통솔하는 일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나 단점에도 불구하고 크라우드펀딩에는 독특한 이점이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정부가 투자하지 않는 리스크가 높은 프로젝트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시스템을 통해 후원을 받음으로서 과학자들은 대중들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됩니다. 이 시스템의 다른 특별한 점 하나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사회 일반과 관련을 맺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대중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문제를 더욱 잘 알 수 있으며, 관련 프로젝트에 후원함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도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기부금의 상당한 비중은 특정한 프로젝트가 설명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영향을 받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후원자들에게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후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 역시 있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시작된 연구 프로젝트 중 많은 수가 완료되지 못합니다. 또한,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사람이 없기에 웹사이트에 프로젝트를 올린 과학자의 적법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런 위험들은 주요 정부 부처에서 국가 차원의 크라우드펀딩 웹사이트를 만든다면 최소한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이들 부처에서 과학자들의 적법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이 기존의 펀딩 체계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겠지만, 분명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이 오늘날과 같은 펀딩의 어려움 속에서 크라우드펀딩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