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노트: 이 기사는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부교수 대런 손더스의 글이며, The Conversation에 실렸던 글을 허락을 받고 재게재하였습니다.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점차 적응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이 위기 속에서 모두 함께 훨씬 더 중요한 수업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갑자기 편안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일상의 리듬 중 많은 부분이 강렬한 불확실성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답이 없는 질문이 너무나 많습니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항상 알아 왔던 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아픈 깨달음의 시간입니다. 흑백의 명확한 세상 대신 회색 빛이 무한한 드리워진 세계를 보고 있습니다.
어딘가 익숙하게 들리시나요?
과학자의 정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불확실성은 불안하지만, 함께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몇 년 전, 박사 과정 중이었던 저는 매일 아침 운전을 하면서 이런 느낌이 찾아올 때면 거의 모든 것이 망가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생화학과 분자생물학의 신비를 깊이 파고드는 것, 그러니까 생명 기계 안의 유령에 대한 탐구는 한 사람을 충분히 그렇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도전적이고, 불안한 경험이었지요.
하지만 저는 그 불확실성이 저를 덮치도록 내버려 두는 법을 배웠습니다. 파도 속에서 휘말릴 때에 이에 저항하는 것은 여러분을 더 지치게 만들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한동안 그 안에서 유영한 후에는 곧, 그 안에서 흘러가는 법도 배웠습니다.
심지어 한 두 차례의 큰 파도도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우리를 둘러싼 바이러스성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한 가지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모두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들을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오전 8시에 사실이었던 것이 오후 6시에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과학자의 태도와 마음 배우기
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를 이해하고 백신과 신약을 찾고자 하는 노력 너머,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어떤 역할이 또 있지 않을까요? 과학자들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떠돌아 다니는 것에 익숙합니다. 불확실성의 바다에서 어떻게 떠다녀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모른다’ 혹은 ‘좋은 질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괜찮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행동하는 방식과 의사소통 방식을 본보기로 삼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과 변화하는 정보에 대한 대응하는 방법의 한 예를 과학자들의 마음과 태도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은 공감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명확한 정보와 가이드를 원합니다. 믿을 만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말이지요. 가르치려 드는 방식은 안 됩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이 정보가 빠르게 바뀔 수 있고, 다음 사람은 조금 다르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솔직해져야 합니다.
불확실성과 사회적 메시지
사회적 차원에서도 공공 분야와 정치, 비지니스 등에서의 불확실성에 대해 조금 더 편안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공적인 메시지에도 이러한 면이 반영되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특정 사안에 대해 완고한 노선을 가지고 있는 것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는 상황이 유동적이거나 역동적일 때 이것이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마 과학자로서 저는 이러한 면에 더 편안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분명 정치인들은 자신의 입장에 책임을 져야 하지만, 또 진정한 근거가 있다면, 자신의 입장이 진화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우리는 변화할 수 있다
소독과 손 세척에 관한 최근의 관심은 초보 연구자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박테리아에 의한 오염 없이 인간 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약간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그런 건 건드리지 말아요!"
"아니, 그런 식으로는 안 돼요!"
"왜 그렇게 했어요?"
"아니, 이렇게 잡아요."
이는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더 이상 신경이 쓰이지 않을 때까지는 매우 집중해야 합니다. 깊이 배어 있는 습관과 몸의 기억을 지우고, 다시금 습관을 새겨야 합니다. 힘들고 좌절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지구 전체가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험은 훨씬 더 높고요.
한때 힘들고 불편했던 것이 제 2의 습성이 될 때까지 우리는 배우고 변화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손씻기와 기침 예절 등이 빠르게 변화했음을 목격했습니다. 불확실성과의 관계 또한 변화해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