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학계와는 전혀 연고가 없는 친구에게 학술계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학계가 조금 따분하기도 하고 진지한 곳 같아 보인다는 친구의 대답에 저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술 배경이 없는 사람 중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학계 안에 있는 사람들에 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 자신이 속한 세계에 대해서도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학자들이 있을까? 학자들은 원래 유머와 재미에 적대적인 사람들인 걸까? 적어도 저는 이런 인식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꽤 오래 트위터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학자들이 트위터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자들은 대체로 연구를 홍보하고 각자 분야의 최신 현황을 챙겨 보기 위해서 트위터를 많이 이용하지만, 기분 좋은 유머와 편안한 진솔함도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트위터에서 학술계의 재미있고 유별난 면을 발견하게 되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의 학술계에는 대학원생과 박사에서부터 교수, 도서관 사서 외에도 다양한 연구나 학문 관련 종사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재미가 숨어있습니다. 지금쯤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겠지요. “대체 트위터에서 재미있는 학자들을 어디서부터 찾지?”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쓰던 글이나 채점하던 시험지, 혹은 들여다보던 현미경이 있다면 옆으로 잠시 밀어 두시고 편안히 앉아 보세요! 여러분의 입가에 미소를 띄워 줄 27명의 재미난 트위터 학자들입니다.
1. PHD Comics (@PHDcomics):
PHD (Piled Higher and Deeper) Comics는 “학술계의 (부족한) 삶”에 관한 신선한 연재만화입니다. PHD Comics의 참신하고 착착 감기는 캡션에 스크롤을 멈출 수 없을 겁니다! 학자들의 현실적인 아픈 곳들과 좌절을 단순하지만 절제된 방식으로 그려낸 PHD Comics는 경력 고하를 막론하고 다양한 학자들을 웃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Writing https://t.co/8psHqvOLCF pic.twitter.com/jwALFeTOPO
— PHD Comics (@PHDcomics) February 7, 2018
2. XKCD Comic (@xkcdComic): XKCD Comic은 학계와 관련한 주제와 일반적인 주제를 모두 다루는 연재 만화입니다. 미묘하고 건조한 유머가 가득 찬 만화를 보다 보면 의미심장한 미소가 떠오르며 그 주제를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만화의 더 강력한 매력은 흑백 막대 그림의 단순함이 아닐까 합니다.
Impostor Syndrome https://t.co/tcyVpHvYVU https://t.co/3hM4nxQw2l pic.twitter.com/S24mxoUkj9
— XKCD Comic (@xkcdComic) February 12, 2018
3. Academia Obscura (@AcademiaObscura): 스스로 완벽하게 설명하듯이, Academia Obscura는 “고등 교육의 숨겨진 엉뚱한 얼굴”을 드러내 줍니다. 잘 들어맞는 이미지, 밈, GIF, 실제 연구 논문의 스크린샷 등 다양한 미디어를 총동원해 재미있는 학술 유머를 소개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진지한 대화나 코앞에 닥친 마감 날짜에서 잠시 벗어나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이 계정을 꼭 훑어보세요!
Me vs. Purpose. pic.twitter.com/ghzo9SWKEY
— Academia Obscura (@AcademiaObscura) February 14, 2018
4. Nein. (@NeinQuarterly): Nein.(‘아니요’의 독일어)에서는 “유토피아적 부정”이 무엇인지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실패한 학자’라고 부르는 Eric Jarosinski의 신랄한 풍자 트윗으로 여러분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뇌를 깨워보세요.
No weekend plans? @new_toon and I have a suggestion. pic.twitter.com/YJShp78P7P
— Nein. (@NeinQuarterly) February 23, 2018
5. Lego Academics (@LegoAcademics): Lego Academics는 여성 과학자들의 모습을 아주 독특하게 묘사합니다. 레고 블록으로 만든 천재적인 예술 작품으로 “현대 학술계의 난제들”을 다룹니다. 학자의 삶에 대한 정확한 묘사와 세부적인 부분까지 놀라울 정도로 꼼꼼한 표현에 눈 깜짝할 사이에 빠져드실 겁니다.
Editor's clarification: Please convert all in-line citations we told you to convert to endnotes back to in-line. pic.twitter.com/PQzqjRr9z8
— Lego Academics (@LegoAcademics) May 6, 2016
6. ShitMyReviewersSay (@YourPaperSucks): ShitMyReviewersSay는 피어 리뷰에 관해 대담하고 풍자적인 트윗을 볼 수 있는 계정으로, 숨어 있던 유머 감각을 일깨워 주면서 동시에 피어 리뷰 코멘트를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일러줍니다. 또, 사무적으로만 보이는 출판 절차의 인간적인 면모도 더해주지요. 팔로어들도 “실제로 받은 베스트 리뷰어 코멘트 샘플”을 보낼 수 있습니다.
“I am afraid this manuscript may contribute not so much towards the field’s advancement as much as toward its eventual demise.”
— ShitMyReviewersSay (@YourPaperSucks) November 13, 2014.
7. Academic Pain (@AcademicPain): 학자로 사는 것은 보람되긴 하지만 쉽지는 않습니다. 학자들의 이런 처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Academic Pain은 학자들의 다양한 고충과 고통을 눈물 나게 웃기고 공감할 수 있는 GIF에 비유합니다. 게다가 @AcademicPain을 태그하여 본인이 겪고 있는 “고통”을 보내면 그에 맞는 시각적 자료를 답변으로 보내 주기도 한답니다!
When you meet the deadline for a chapter draft, and then
— Academic Pain (@AcademicPain) January 29, 2018
you have to wait
and wait
and wait
for the feedback#phdchat pic.twitter.com/GpJtvjldY3
8. Dr. Academic Batgirl (@AcademicBatgirl): Dr. Academic Batgirl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계정인데요, 진지한 주제와 훌륭한 유머를 적절히 섞어 항상 참신함을 유지합니다. #AcademicValentine 트윗 때문에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질 뻔하기도 했고, 종종 올라오는 재미있는 배트걸 이미지에 중독되어버렸답니다.
Roses are red
— Dr Academic Batgirl (@AcademicBatgirl) February 13, 2018
Tuition isn’t free
My debt increased
With every degree #academicvalentine pic.twitter.com/6KOgUb2D9h
9. Shit Academics Say (@AcademicsSay): 맥길대학교 부교수 Nathan Hall이 운영하는 Shit Academics Say는 학술 트위터에서 손꼽히는 팔로워 수를 자랑하는 패러디 계정입니다. Hall 교수 본인이 설명하듯이, Shit Academics Say는 “다른 학자들과 지루하지 않은 방법으로 소통”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학자로서 일하며 겪는 고충과 특이한 일들을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Optimist: Glass half full
— Shit Academics Say (@AcademicsSay) March 24, 2016
Pessimist: Glass half empty
Grad student: I see you found my tears
10. Lego Grad Student (@legogradstudent): Lego Academics 계정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Lego Grad Student도 당연히 좋아할 겁니다. 레고블록을 이용해 대학원생의 삶과 그 속의 학문적 고통, 이정표들도 엿볼 수 있습니다.
Jumping on to a new project, the grad student makes exceptional progress in denying his dissertation's existence. pic.twitter.com/NPzvXPm9ac
— Lego Grad Student (@legogradstudent) February 1, 2018
11. Drunk Grad Student (@DrunkGrad): 이름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대학원생의 삶에 관한 신선한 농담을 찾고 있다면 Drunk Grad Student 를 구독해보세요. 유머와 풍자의 완벽한 조합으로 대학원생이 매일 겪는 역경을 코믹하게 풀어냅니다.
*writes for 5 minutes*
— Drunk Grad Student (@DrunkGrad) June 12, 2017
Me: you know I've been working really hard so I should treat myself with a distraction
*repeats for literally ever*
12. Sketching Science (@sketchscience): Sketching Science에서는 과학의 세계와 예술, 그리고 대중문화의 조합이 아주 훌륭합니다. 요즘 인기 있는 밈(소위 말하는 ‘짤’), 이모티콘, TV 프로그램 등 인기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트윗의 소재가 되는데, 예상치 못한 놀라움으로 뼛속까지 즐거워질 겁니다.
#Procrastination pic.twitter.com/1TeQQfJFGL
— Sketching Science (@sketchscience) March 25, 2017
13. Professor Snarky (@ProfSnarky): Professor Snarky라는 이름처럼, 대학생과 동료 교수를 대상으로 “교단 위에서 보내는 조언, 사랑의 매, 풍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Snarky 교수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서 들은 엉뚱한 말 한마디에 웃음이 터질 겁니다!
Easy way to tell which are your best students?
— Professor Snarky (@ProfSnarky) February 11, 2018
Fail to hand out an assignment listed on the syllabus, and see which ones email you about it.
14. College Professor (@ReadTheSyllabus): 집중도 하지 않고 무관심하고 돌아서면 전부 잊어버리는 학생들 때문에 지친 교수라면 누구나 College Professor의 트윗에 공감할 것 같습니다. “대학과 학생에 대한 냉소적인 관찰”이라는 주제로, 질문부터 하고 실라버스는 읽지도 않는 어이 없는 학생들의 이야기로 한바탕 웃음을 보장합니다.
Good parking should have been the clue @jiminmilktease pic.twitter.com/2WKrxibr8j
— College Professor (@ReadTheSyllabus) February 9, 2018
15. Anonymous Professor (@anonymousprofs): 비슷비슷한 대학교수 트위터 계정을 더 팔로우할 필요는 없다고 단정 짓기 전에 Anonymous Professor를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할 겁니다. 불만에 가득 찬 대학생들에 대한 신랄한 응수를 보내는 재치있는 교수들의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어질 테니까요. 그리고 여러분도 직접 강의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팁 한두 개를 얻어갈 수 있을지 누가 아나요?
Best teaching eval comment this year year: "This prof thinks she is some kind of expert." Correct you are! Perhaps it's the PhD I earned.
— Anonymous Professor (@anonymousprofs) May 30, 2016
16. RedPen/BlackPen (@redpenblackpen): RedPen/BlackPen은 대체로 학술 연구에 관련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독특하고 예술적인 만화로 승화합니다. 연구를 하거나 논문을 집필할 때 연구자들이 직면하는 장애물을 아주 재미있게 잘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저를 가장 사로잡았던 것은 각 만화 속에 있는 낙서처럼 단순한 그림들에서 느껴지는 진솔함이었습니다.
Navigating this landscape on a daily basis.#ManuscriptEarth #Writing #LOTR pic.twitter.com/7xwaYjuymc
— RedPen/BlackPen (@redpenblackpen) February 21, 2018
17. Lousy Librarian (@LousyLibrarian): 아이러니 한 숟가락과 딱 적당한 양의 풍자를 넣은 Lousy Librarian의 트윗으로 인터넷 시대에 사는 인정 받지 못하는 도서관 사서의 우환과 고충을 읽어 보세요.
As the library swarmed with unattended kids, my colleague complained, "People just think of us as glorified babysitters." But I thought: you know, that's not really fair. No one thinks we're glorified.
— Lousy Librarian (@LousyLibrarian) February 19, 2018
18. Witty Academic Librarian (@WittyAcademic): Witty Academic Librarian에서는 파트타임 도서관 사서가 학술이나 사회 이슈에 관한 일상적인 주제를 연속 트윗으로 다룹니다. 하루 적정량의 학문 풍자와 익살은 독자를 웃기는 데 실패하는 법이 없습니다.
Got an email calling me "Dr." the other day inviting me to write a book chapter based on a published conference proceeding. I'm not a doctor, but thanks for the confidence boost, random automated email from publisher.
— Witty Academic Librarian (@WittyAcademic_) January 7, 2018
19. ErrantScience (@ErrantScience): Errant Science는 “바보 같은 과학 만화와 엉뚱한 블로그 포스팅”을 다루는 계정입니다. 연구자로 살며 겪는 고충을 각종 다양한 만화로 표현한 트윗에 금방 빠져드실 겁니다!
How to make a cup of #tea in a research office in 5 easy steps https://t.co/bjIdrYUagq pic.twitter.com/tVv8UOexzg
— ErrantScience (@ErrantScience) February 14, 2018
20. Oh the Irony (@IronyPhD): 본인들을 너무 빨리 심술을 배워 버린 학자들이라고 소개하는 Oh the Irony는 아이러니가 짙게 밴 트윗으로 학계의 재미있는 이면을 소개합니다. 아주 적확한 GIF 사용으로 학자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꼬집어 내는데, 웃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Watching a faculty member who hasn’t published in 10 years criticize a new hire’s research program pic.twitter.com/VXOQepy1oS
— Oh the irony (@IronyPhD) February 13, 2018
21. Fake Academic Stats (@FakeAcademStats): Fake Academic Stats는 아마도 학술 트위터에서 특이한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계정일 겁니다. “고등교육의 교수, 직원, 강사, 학생에 관한 데이터 트렌드”를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At any given moment, 25% of academics are shaking their head at a ridiculous email.
— Fake Academic Stats (@FakeAcademStats) January 13, 2018
22. Professor Jaded (@ProfessorJaded): Professor Jaded는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부엉이 학자라는 캐릭터를 차용해 “조잡한 관찰, 신랄한 생각”, 그리고 학계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경험들을 공유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상한 이야기는 학생들과 있었던 이야기들입니다.
A guy, who is not on my roll, emailed me to apologize for missing class this morning.
— Professor Jaded (@ProfessorJaded) February 12, 2018
No worries man... and no worries about missing the rest of this semester either.
23. Bitter Professor (@AcerbicAcademic):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Bitter Professor 는 대학교수로 살며 욕심도 없고 수동적이며 수업을 무시하는 학생들과 만나며 겪는 고충을 신선한 트윗으로 전달합니다.
Students who think they can pass without reading the syllabus or following instructions: pic.twitter.com/Auuhdu6Rus
— Bitter Professor (@AcerbicAcademic) August 5, 2017
24. Game of Academics (@GameofAcademics): 트위터 학술 계정 중 Game of Academics와 비슷한 계정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인기 TV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에서 따온 GIF만을 이용해 학자의 시련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특징이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트윗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금상첨화가 아닐까 합니다.
When you are editing your manuscript, and find yourself deleting whole paragraphs (that took you so long to write!) #ruthless #acwri #suaw pic.twitter.com/xJx3EcxzNu
— Game of Academics (@GameofAcademics) August 25, 2017
25. Homo Academicus (@homo_academicus): Homo_Academicus 은 자칭 “학술적 상황에서 본 장면들”을 소개하는 계정으로, 괴상한 옛날 그림을 이용해 박사과정과 대학원 생활에 수반하는 난관들을 표현합니다.
Dream big #christmas #holidays #santa #wishes #NewYear #phdlife #gradschoolproblems #scholar pic.twitter.com/m23GFyc5VK
— Homo Academicus (@homo_academicus) December 20, 2017
26. Professor Hardazz (@AcademiaHell): Professor Hardazz는 학계에서 한 학기씩 살아 남으며 제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트윗을 한다고 합니다. 대학 교수로서 골치 아픈 일들을 소개하는데, 특히 학점 매기기와 실라버스를 읽지 않는 학생들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My first announcement to the class: pic.twitter.com/CxLtiTpdLt
— Professor Hardazz (@AcademiaHell) January 10, 2017
27. Eliza Wofson (@eliza_coli): 미생물학자에서 과학 삽화가로 전향한 Eliza Wofson의 창의적인 과학 일러스트(#SciArt)를 살펴보세요. 저는 실험용 쥐가 나오는 그림들이 특히 좋았답니다. 꼭 찾아보세요!
Biologists love to estimate evolutionary relatedness, so the #labrats have had a go at drawing their own phylogenetic tree...#evolution #phylogeny #Bioinformatics #Bootstrapping #sciart #Cartoons https://t.co/C8ELvPGE0s pic.twitter.com/KstZK0rYPU
— Eliza Wolfson (@eliza_coli) January 29, 2018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트위터의 재미있는 학술 계정들 어떻게 보셨나요? 벌써 팔로우 한 계정도 있나요? 여러분은 어떤 계정에 가장 공감하시나요? 이 리스트에 추가할 만한 계정을 알고 계신다면 아래에 댓글로 꼭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