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가 지난 8월 10일 화학 논문 전용 preprint 서버를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ChemRxiv라는 가제가 붙은 이 preprint 서버는 유명 preprint 서버인 arXiv를 모형으로 만들어질 것이며 저널 출판 이전 단계에 화학자들이 연구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화학 저널과 화학자들은 저널 심사와 출판 이전 단계에 결과물을 공개하는 것을 중요치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화학자들을 위한 preprint 서버를 구축하겠다는 이번 결정은 이 분야의 커다란 도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리학, 생물학, 수학과 같은 과학의 많은 주요 학문 분야는 이미 preprint 서버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생물학 분야의 주요 이해관계자가 연합하여 구성한 ASAPbio는 화학 분야가 디지털 출판 시대에 합류하도록 preprint 서버를 개설한다는 ACS의 행보를 지지하였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ACS 출판부의 부대표 Kevin Davies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preprint 서버 분야에서 보인 수많은 발전에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bioRxiv의 개설과 급속한 성장 그리고 arXiv의 물리학 분야 사용자 증가는 단연 주목할 만했습니다.”
ACS 산하 저널 대부분은 물론 여러 화학자도 서버 개설 소식에 반가움을 표했습니다. ACS는 본 학회의 결정을 저널에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 각 편집위원회는 자신의 정책을 자유롭게 세울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ACS 저널 중 20개의 저널은 preprint 형태로 미리 공개된 논문을 허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ACS 저널들은 저자가 이러한 사실을 각 에디터와 논의하도록 요구할 방침입니다.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JACS)와 ≪Angewandte Chemie≫와 같은 화학 분야의 몇몇 영향력 있는 저널들은 저자가 어떠한 형태로든 결과물을 발표한 경우 투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Davies의 말에 따르면 “화학의 일부 영역은 이러한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딜 것입니다.”
ACS는 화학 관련 정보의 세계적 보급을 촉진하는 것이 ChemRxiv가 가진 구상이라고 말하며 ChemRxiv의 범위와 운영 원칙을 정의하기 위한 잠재적 공동 창립자와 후원자가 되어 줄 이해관계자들을 모았습니다. 이 학문 분야가 preprint 서버의 활용을 받아들이고 지원할 것인지, 또 그것이 화학 분야의 출판 경향을 어떻게 바꿀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