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매년 가장 많은 박사를 배출하는 국가는 중국으로, 2008년부터는 미국조차도 뛰어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향으로 인해 멈췄던 중국의 박사후과정 프로그램이 1978년이 되어서야 재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배출하는 박사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1978년에 중국에서 박사과정에 등록한 학생 수는 18명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로 매년 평균 24%씩 늘어나 지난 10년간 기하급수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2002년에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수여 받은 사람은 오직 14,368명에 그쳤으나, 2005년에 그 수는 두 배인 27,677명으로 늘었고, 2010년에는 2002년의 네 배에 달하는 48,987명이었습니다.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이 경제 성장의 주축임을 감안한다면 빠른 속도의 경제성장을 겪고 있는 중국에서 이루어진 교육 개발과 개혁을 위한 야심 찬 계획은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중국 교육부 웹사이트에 게재된 공식 정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1년 125,153명의 박사를 배출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 해 배출한 박사 수보다 2.5배 많은 숫자입니다.
지난 십 년간 세계적으로 박사 배출의 붐이 일었습니다만,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학계가 박사들을 모두 흡수할 만큼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며, 산업 분야에서 잉여 인력을 수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박사학위 소지자들이 지위와 안정성이 결여된 직업을 갖고 낮은 급여를 받으며 지식과 경험을 활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따라서 지속적으로 고용 기회 창출이 가능한 중국의 경우는 다른 국가와는 다릅니다. 하지만, 2010-2012년 사이 대학원 출신자들의 실업률이 학부 출신자들의 실업률보다 높았던 지난 몇 년간의 경향은 중국 정부에게 있어서 다소 당혹스러웠을 것입니다. 정부는 박사 출신 전문가들의 수를 늘려 이들을 학계에서 산업 분야로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중국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낮은 수준, 그리고 중국의 3차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신 증대입니다. 중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은 세계로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 내에서조차 서구권 대학의 박사학위를 자국의 박사학위보다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유명 대학과 연구소의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해외에서의 훈련, 박사후 학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중국의 젊은 과학자들의 유학 비중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번 유학길에 오르게 되면 이들은 보통 현지에서 직업을 얻어 중국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점차 인재가 고갈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중국 내 대학에서 배출하는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수준 저하에는 어떤 원인이 있을까요? 우선 박사과정의 기간이 짧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서구권에서 박사 학위를 얻는 데 5년에서 7년이 소요되는 것에 비해, 중국에서는 3년만에 박사 학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박사과정 등록생의 수도 증가했는데, 1982년부터 매년 약 23.4%비율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박사과정생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 있는 교수들의 숫자는 같은 비율로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박사과정에서 교수와 학생의 비율은 평균 1:5.7 수준으로 해외 대학들을 웃돕니다. 또, 기존 교수들 중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품질 관리 시스템 또는 학업능력이 없는 학생들을 걸러낼 수 있는 명확한 메커니즘도 없습니다.
금전, 권력, 영향력 등을 이용해 부정하게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관료나 사업가 등 학계의 부패 사례들이 늘어남으로써 시스템에 대한 믿음 역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중국은 기존 체제를 관리할 수 있는 학자들을 해외에서 초빙해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품질 관리를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중국의 대학과 연구소는 논문 위원회와 로테이션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스템이 수직적 위계질서에서 벗어나고 특정 인물이나 단체가 시스템을 뛰어넘는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3차 교육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 여러 가지 계획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이 품질 면에서도 우수한 박사 배출 국가가 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