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한국연구재단의 ‘청년과학자의 연구 및 학업 관련 애로요인 분석’ 설문 결과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 본 연구는 2018년도부터 수행한 설문의 후속 연구로, 올해는 1,899명의 청년과학자와 3,301명의 연구책임자가 응답한 설문을 분석하였습니다.
해당 설문에 따르면, 청년 과학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불확실한 졸업 후 진로’와 ‘경제적 문제의 어려움’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64.9%가 최저 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2천만 원 미만의 소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안정적인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드러났습니다. 근로 및 연구 시간에 대한 문항에서도 연구실에서의 평균 근로 및 연구 시간이 주 52시간을 넘는다는 응답이 57.3%로 높게 나타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설문에 응답한 한 연구원은 “직장인 만큼 혹은 더 많은 업무처리를 하는 환경으로, 대학원생에게도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행정 업무 부담 완화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으며, “거의 모든 사회 보호장치에서 예외” 상황에 있는 대학원생들에 대한 “고용보험 인정, 제도권 금융 대출 지원” 등이 필요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연구 및 학업 수행에 관한 항목에서는 ‘연구결과에 대한 압박과 불안감’과 ‘다양한 주체와의 교류 및 정보 부족’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2018년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차지한 항목으로, 최근 들어 강화된 연구 윤리와 코로나19로 인한 연구자들의 접촉 및 교류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관련 항목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증가’와 ‘실험 장비 및 재료 공급 지연으로 인한 연구 수행 차질’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연구자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급격한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경험 부족으로 연구 실적에 대한 압박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평가 기준에 대한 완화, 연구 기간 확대, 과제 수주 감소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응답자들은 “연구 과제 중 대면을 통한 연구가 불가피할 경우, 과제 기간 연장 등 대책 마련 필요하다”, “1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하는데, 물품 조달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다. 평가 주기 변화가 필요하다”며 평가 주기 변경의 필요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외에도 “실적 정산 유예 등 실적 압박이 줄어야 한다. 코로나가 심할 때에도 연구원들은 모두 출근해야 한다”며 성과 압박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달았습니다. 또한, 한 응답자는 “환율 급등으로 연구 재료들의 가격이 2~5배가량 뛰었으며, 해외에서 오는 재료 배송도 느려졌다. 연구비가 부족한 상황이다”는 점을 지적하며 팬데믹 상황의 특수한 어려움과 이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호소했습니다.
보고서는 다수의 과학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학업 및 연구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 대응 방안 마련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재료나 장비의 구입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일정이 지연되는 문제에 대해 이를 공동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창구 운영이 필요하며, 과제 기간의 연장, 성과 지표의 변경 등에 대해 검토하여 빠른 시간 안에 관련 내용을 공지하여 연구결과에 대한 부담 해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한국연구재단의 설문 결과는 지난 10월, 세계 정신건강의 날에 발표된 전 세계 단위의 학계 정신 건강 설문 조사 결과와도 연결됩니다. 해당 설문은 160개 이상의 국가와 13,000여 명의 응답자 의견을 포함하고 있으며, 아시아 연구자들의 높은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 강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0년 학계 정신 건강 설문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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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한국연구재단, 청년과학자의 연구 및 학업 관련 애로요인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