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펜들버리 (David A. Pendlebury)는 톰슨 로이터의 지적재신 및 과학사업부로 시작된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Clarivate Analytics)의 인용분석가로 1983년부터 재직해 왔습니다. 고대사를 전공한 데이빗은 과학정보연구소 (Institute for Scientific Information)의 번역사 겸 색인가로 일하기 시작했고 1992년 해당 연구소를 톰슨 로이터가 인수한 이래로 ISI의 창립자 유진 가필드와 함께 별도의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1986년 데이빗은 <사이언티스트 (The Scientist)> 지 연구 섹션 페이지를 개발했고, 2년 후 <사이언티스트> 연구 서비스 그룹에 합류해 뉴스레터 <사이언스 워치 (Science Watch)> 창간을 함께했습니다. 데이빗은 리서치 그룹의 일원으로서 전세계 연구 실적과 동향의 출판, 인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이센셜 사이언스 인디케이터 (Clarivate Analytics Essential Science Indicator, 이하 ESI)의 기획과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또, 데이빗은 전세계의 정부 기관, 학술 기관, 기업, 과학 출판사와 함께 일한 다양한 경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연구의 영향력을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날 급변하는 디지털 학술 출판 업계는 연구 영향력을 측정하는 전문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한편 여러 가지 해결할 과제 역시 던져줍니다. 이 인터뷰에서 데이빗은 계량서지학 (bibliometrics)과 그 쓰임을 설명하고,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 그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또,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유진 가필드 인용 분석 혁신상 (Eugene Garfield Award for Innovation in Citation Analysis)> 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 담당하시는 주요 업무는 무엇입니까? 또, ESI를 개발한 경위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로 정보 검색, 연구 평가, 과학 모니터링에 있어 인용이 품고 있는 가능성과 힘에 대해 널리 알리는 일을 합니다. ESI는 2000년경 당시 톰슨 사이언티픽 (Thomson Scientific) 디렉터였던 헨리 스몰 (Henry Small)이 이끌던 연구 전담부서가 개발한 척도입니다.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22개 광범위한 연구 분야에서의 논문, 인물, 기관, 국가, 저널에서 이루어진 출판물과 인용 통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척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ESI는 연구 동향에 대한 귀중한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5년간 출판된 인용지수가 높은 논문들의 동시 인용 분석 (co-citation analysis)을 통한 특수 분야입니다. 동시 인용 분석은 함께 인용되는 빈도가 높은 논문들 간의 유사성을 찾아냅니다. 헨리는 1970년대와 80년대 동시 인용 분석 클러스터링 (clustering)과 사이언스 매핑 (science mapping)을 통해 연구 동향을 분석해낸 선구자입니다. ESI 데이터는 2개월마다 업데이트되며 이는 가장 중요한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SCI는 InCites 플랫폼의 일부로, 해당 플랫폼은 임팩트 팩터를 제공하는 저널 인용 보고 (JCR) 역시 포함하고 있습니다. InCite 플랫폼은 다면적 연구 평가와 벤치마킹을 위해 사용자들에게 출판 및 인용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웹오브사이언스 (Web of Science)를 이용합니다. 즉 이들 도구와 데이터는 연구의 구조와 역동에 대한 이해를 제공하고, 중요하거나 확장되고 있는 영역들을 보여주며, 가장 뛰어난 연구산출물을 파악하고, 정보의 검색과 발견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일 중에는 노벨상 수상자 예측 등 특별한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유진 가필드가 SCI를 처음 개발했던 시점에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엘리트 과학자들과 소위 평범한 과학자들의 차이점은 데이터에 분명히 나타났습니다. (수년치의 데이터밖에 누적되지 않았던) 1965년에 가필드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일반적인 연구자들에 비해 5배 많은 논문을 출판했고 인용 횟수는 30배~50배 가량 많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기존 노벨상 수상자는 거의 항상 ‘인용의 고전’이라고 불릴 만한, 해당 전공의 인용횟수 상위 0.1%에 드는 논문을 한 편 이상 발표했다는 사실도 보여주었습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연구원들은 생리학/의학, 물리학, 화학, 경제학, 즉 노벨상에 포함되는 과학 분과에 대해 인용횟수가 몹시 많은 논문 (주로 2,000회 이상)을 찾아 분석함으로써 저자, 해당 논문에 나타난 연구결과의 속성을 파악하고, 해당 연구 및 연구자가 기존에 노벨상 수상경력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많은 경우 이렇게 찾아낸 연구물의 저자는 이미 노벨상 수상자이기에, 우리는 그 중에서 스웨덴 액센트가 섞인 신나는 전화를 아직 받지 않은 저자들을 찾지요. 인용횟수가 높은 논문과 동료들의 인정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는 명백합니다. 크게 존중 받는 논문이라는 점을 전자는 양적으로, 후자는 질적으로 보여주지요.
에디티지 인사이트 독자들을 위해 계량서지학(bibliometrics)과 정보계량학(scientometrics)의 차이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계량서지학의 어원은 희랍어로 책, 양피지를 뜻하는 ‘biblio’, 그리고 측정을 뜻하는 ‘metron’ 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계량서지학은 단행본과 저널 등 출판물의 다양한 측면을 측정하는 도구입니다. 예전에는 사서들이 일명 ‘핵심 저널(core journals)’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용 패턴을 관찰해 장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결정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쓰였던 접근법입니다. 정보계량학의 어원은 1960년대 러시아의 박식가이던 바실리 날리모프가 이야기한 ‘나우코메트리야(naukometriya)’ 로 추측됩니다. 여기서 나우크(nauk)란 러시아어로 과학(science)을 뜻하니까요. 즉, 계량서지학이 과학 연구에 적용될 때 이를 정보계량학이라고 부릅니다. 정보계량학 연구의 범위는 도서관 내의 과학 저널 분석보다 폭넓은 것으로, 과학적 연구의 수행, 혁신, 과학 커뮤니케이션, 해당 분야의 구조와 역동은 물론 펀딩을 비롯한 정책 분석 역시 포함됩니다.
계량서지학 활용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은 “측정의 쓰임새는 무엇인가”와 “측정의 위험성은 무엇인가”로 바꾸어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우선 측정이란 상당히 쓸모 있는 도구입니다. 물리학자 켈빈 경은 우리가 흥미로운 대상을 측정할 수 있다면 이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알 수 있으며, 측정도구가 없다면 우리의 지식은 불충분하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저는 측정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성’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 질문에 해답을 줄 수 없는 측정도구를 적용하는 것, 연구 활동과 그 영향력이 가진 여러 가지 다양한 양상을 담아내기에 불충분한 단일, 합성 측정도구에 의존하는 것, 대등한 비교를 가능케 하는 상대적 측정도구 또는 표준화된 측정도구를 적용하지 않는 것, 그리고 데이터 자체에 의미가 있기에 해당 분야 전문가의 해석 없이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것 등입니다.
정책입안가나 연구비 위원회 등 과학분야의 다른 이익집단들이 계량서지학적 접근을 잘못 이해하거나 잘못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십니까? 그러하면 이러한 잘못된 사용의 예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맞습니다. 굉장히 힘든 일이지요. 평가나 연구비 산출에 h 인덱스나 임팩트 팩터 평균값 등 단순한 단일 측정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를 흔히 보는데, 이때 계량서지학적 분석의 유용성과 가치가 가진 신뢰성이 훼손되며, 과학자들이 연구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높은 평가점수에만 치중하게 되는 식으로 행동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이런 경향은 과학에 해를 끼치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은 인용 분석을 피어 리뷰를 완전히 대체하는 수단이 아닌 이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연구의 내용과 질은 계량서지학적 측정도구를 통해 추론할 수 있는 것이지 측정값 그 자체가 연구의 중요성과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화하는 과학적 지형 속에서 계량서지학의 새로운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학문적 영향력, 즉 대학기관이라는 벽을 넘어서 미치는 연구의 영향력에 대한 측정도구가 필요합니다. 물론,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이 혁신에 미치는 영향력을 추적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역시 50년 이상 더웬트 특허 데이터를 이용해 과학분야가 이루어낸 혁신을 측정해 왔습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연구분야 중 하나는 가장 널리 인용되고, 가장 가치 있는 특허에서 인용된 학술 문헌을 분석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학계와 업계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대학 기관은 공공기관에서의 연구비 펀딩을 합리화할 수 있도록, 경제적 성장의 원동력에 대학 기관이 기여한 바를 제시하고자 하는 경향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연구 영향력에 대한 새로운 지표, 특히 대학 내에서 이루어진 연구 활동으로부터 비롯된 사회적, 문화적 좋은 영향들을 취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얼트메트릭스(Altmetrics)는 이용성 측정, 추천, 북마크, 뉴스 기사, 블로그, 트위터 등 이런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와 지표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영향력 지표들은 의미도, 중요성도 혼종적입니다. 얼트메트릭스는 정보계량학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만, 다양한 얼트메트릭스 지표의 속성, 의미, 역동을 이해하기 위해서, 또 그것들이 연구 영향력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 척도들이 연구 영향력에 대한 통찰을 던져주기 위해서는 이 척도들을 연대, 영역, 주제에 있어 표준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이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현재로서는 얼트메트릭스가 기존의 측정도구를 대체할 전망은 없습니다. 어떤 지표들은 기존 지표들을 보조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최근 한 보도자료에서 인용된 선생님의 말씀이 흥미롭습니다. “출판 및 인용 데이터의 신중한 분석은 과학 정책 입안과 펀딩에 대한 데이터 기반 접근을 반영하며, 이는 약점을 설명하고 강점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전략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인용 데이터가 정책 입안 및 펀딩 결정에 어떻게 이용됩니까?
문헌에 대한 계량서지학적 분석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이것이 하향식(top-down) 접근법이라는 것입니다. 계량서지학적 분석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요약하고, 과학의 지형 속에서 피어 리뷰라는 제한적인 개인적 지식과 경험의 맥락에 근거한 일반적인 상향식(bottom-up) 관점으로는 알 수 없는 연구의 주요 특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장점은 인용이라는 특징적인 분배방식을 통해 연구 지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연구산출물에 빠르고 효율적으로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물론, 각 연구 분야마다 평균 인용수가 다르기에 어떤 영역에서 (인용횟수가 높은 논문들이) 두각을 드러내는 것만큼 다른 영역에서는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오래된 논문일수록 새로운 논문보다 인용횟수가 긴 시간 누적되어 왔기 때문에 이런 시간적인 차원을 감안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상대적이고 표준화된 측정도구가 필요합니다. 인용분석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해당 연구분야나 특수분야에 남긴 연구 영향력의 가능성, 그리고 이 연구 영향력이 연구자, 기관, 국가 등에 남긴 영향력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연구의 영향력을 필요한 맥락 하에서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연구가 펀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영향력이 크다는 근거가 있는 연구산출물을 남긴 연구자/기관 등이 펀딩을 받는 것이 논리적인 접근입니다. 그러나 인용 척도에 따랐을 때 가장 높은 연구 영향력을 보유한 연구자/기관만이 펀딩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근거가 부재한다는 것이 부재의 근거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라는 원칙에 따라, 과거의 성공적인 연구 수행에 대한 양적인 지표 외에도 지식과 직관에 따라 정책과 펀딩 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유공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신진연구자들의 경우 이 같은 접근이 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통합적인 데이터 기반의 접근방식에서 연구의 역량 강화라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연구의 생애주기는 논문의 출판과 이에 수반되는 인용의 주기보다 더 깁니다. 피어 리뷰는 출판 이전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연구자들은 출판 이전부터 연구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게 됩니다. 연구의 높은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기관 내의 프로그램이라는 통합적 전략의 일부로서 보상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 때문에 클래리베이트는 최근 전세계 연구자들이 피어 리뷰 및 학술 연구 문헌의 편집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논의하고, 이를 통해 인정받을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 퍼블론스(Publons)를 인수했습니다. (http://news.clarivate.com/2017-06-01-Clarivate-Analytics-acquires-market-leader-Publons-creating-the-definitive-publisher-independent-platform-for-accelerating-research-through-peer-review) 연구활동의 이러한 측면을 파악하고 측정함으로써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확장시키고 펀딩 결정에 반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정보계량학 분야에서 일어난 가장 혁신적인 발전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까지 전체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통해 얼트메트릭, 그리고 맥락이나 정서의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 등 몇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이러한 정보가 논문에 제시될 때, 펀딩 데이터의 분석 역시 가능해졌습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008년 8월부터 펀딩 기관들에 대한 색인을 시작했기에 지금은 약 10년간의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펀딩 기관과 출판된 논문을 연결하고, 인용 정보를 통한 이 논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은 새로운 영역인데, 당연히 펀딩 기관 측에서는 자신들의 펀딩 결정이 가져온 산출물과 그 영향력을 알고 싶어합니다. 펀딩 주체인 업계, 대학기관, 정부기관, 민간 기관 측의 혁신에 대한 열망을 통해 학제 간 연구와 그 특징, 속성, 그리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촉진되어 왔습니다. 학제 간 연구를 한 가지로 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특히 기존 학제의 경계가 가졌던 의미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재에 학제 간 연구를 바라보는 관점 또한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바라보기에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결합되었을 때 얼마나 중요한 연구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소급적으로, 또 예측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정보계량학에서 많은 가능성을 가진 분야입니다. 또 이와 관련해 컴퓨터의 속도와 저장능력이 늘어나고, 그리고 다양한 학술단체에서 만들어낸 소프트웨어가 다양한 유형의 시각화를 가능케 한 덕분에 과학적 매핑(mapping) 역시 발전했다고 봅니다.
<사이언스 워치>를 설립할 당시 흥미로운 일화가 있었다면 듣고 싶습니다.
1989년 헨리 스몰은 우리가 가진 데이터를 활용해서 연구활동과 과학계 동향에 대한 짧은 기사들을 담은 월간 뉴스레터를 만들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우리는 출판, 인용 척도를 기존의 과학 저널리즘과 결합했습니다. 주류 미디어가 깊이 파고들지 않았던 과학적 발전에 집중하고, 또 새로운 경향을 감지하고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각 호마다 우리는 인용지수가 높은 연구자들을 인터뷰했고, 의학, 생물학, 물리학, 화학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논문 10건의 목록을 수록한 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코멘터리를 덧붙였습니다. 이때 ‘인기 있는’ 논문이란 출판된 지 2년 미만의 논문으로 각 분야에서 그 기간 내 인용횟수가 0.1%내에 드는 논문을 말합니다. <사이언스 워치>의 과월호를 읽으시다 보면, 저희가 인터뷰했던 연구자들 중 다수가 이후 노벨상을 비롯한 주요 상을 수상했음을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또, 우리가 <사이언스 워치>에서 다룬 주요 소식과 인기 있는 논문은 당시의 새로운 발견과 과학적 동향을 요약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편집 방향이 바뀌면서 결국 기존의 <사이언스 워치>사이트는 2015 년 닫혔지만, 컨텐츠는 여전히 읽으실 수 있으며, 인용에 근거한 분석 역시 클래리베이트의 다양한 온라인 컨텐츠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클래리베이트에서는 국내/지역 연구 또는 특정한 영역을 분석하는 백서와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학술 출판 업계는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데이터를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포맷으로 저장합니다. 이렇게 접근성이 늘어나면서 정보의 검색은 더욱 복잡해지지 않을까요? 디지털 저널 출판이라는 복잡한 공간에서 정보의 편한 검색을 위해 계량서지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인쇄매체에서 디지털 미디어로의 진화는 무척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를 통해 정보의 분배, 사용, 분석이 점점 더 혁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실물 책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좋아하고, 모니터로 논문을 읽는 것보다 인쇄물로 읽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기지만, 어쩌면 이는 인쇄물이 가진 유일한 장점일 수 있습니다. 디지털화를 통해 얻는 다양한 장점들을 만끽하기 위해선 물론 몇 가지 영역에서 응용이 필요하겠지만 말입니다. DOI (디지털 문서 식별자)는 문서의 저자와 기관을 나타내는 고유한 식별자로 오늘날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습니다. ResearcherID나 ORCID같이 거의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고유한 저자 식별자는 저자명 중복이라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정보계량학적 분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오픈액세스 출판 덕분에 논문의 전문을 즉시 찾아 읽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인용의 맥락과 정서를 드러내는 인용문 분석이 가능해졌습니다. 수십년간 인용의 ‘질’을 차별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루어져 왔는데, 이제 이 같은 차별적 분석이 기술적으로는 큰 규모로 가능합니다. 여기서 ‘질’이란 이 같은 인용이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것인지,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중립적인 것인지를 구별한다는 뜻입니다. 이 같은 발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서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최근 무료이며 빠르고 개방된 API를 통해 오픈액세스 출판물 전문을 보여주는 ImpactStory의 oaDO 서비스 (http://news.clarivate.com/2017-06-23-Clarivate-Analytics-announces-landmark-partnership-with-Impactstory-to-make-open-access-content-easier-for-researchers-to-use) 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빅데이터’라고 부를 수도 있겠지만, ‘빅테이터’라는 용어에 대해 각자 이해하는 방식도 다르고, 때로는 과장된 표현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출판물 전문에 데이터셋이 결합하면 새로운 연관관계들을 추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오로지 텍스트뿐 아니라 인용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추출해낼 것입니다. 이미 이러한 발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주신 말씀들이 전부 무척 흥미로운데요, 이번에는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보계량학의 선구자인 유진 가필드와 오랫동안 긴밀하게 협력하셨는데, 이 경험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30년 이상 유진 가필드와 함께 일한 것은 크나큰 특권이자 진정한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진 가필드는 저에게 멘토이자 친구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웹오브사이언스나 커런트 콘텐츠 같은 데이터베이스 제품을 기획하고 판매한 사업가로 치부합니다. 하지만 저는 유진 가필드는 사업가이기 이전에 이런 제품들을 낳게 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을 무엇보다 사랑했던 연구자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용 색인을 개발했다는 점 외에도 다양한 학술적 기여를 했고, 이를 통해 정보계량학 분야의 아버지라는 위치에서 데릭 드 솔라 프라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습니다. 참, 제가 유진 가필드가 천재였다는 이야기를 했나요? 그는 천재인 동시에 관대하고 친절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가 그립군요.
최근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유진 가필드 인용 분석 혁신상의 제정을 발표했습니다. 이 상에 대해 알려주시겠습니까?
올해 2월 유진 가필드가 타계한 직후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그를 기리기 위한 상을 제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상을 기획한 몇 사람은 SCI의 기반을 이루는 동시에 그가 70년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이어간 연구의 핵심이 인용 분석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유진 가필드 인용분석상은 인용분석에 관련된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지만, 시상 대상을 연구활동으로 제한하지 않고 과학의 구조분석, 과학적 매핑, 동향 분석, 그리고 유진의 최초 관심사였던, 정보 검색에 있어 인용의 역할 분석까지 아우를 것입니다. 유진 가필드의 삶을 기리는 첫 시상식은 올해 9월 15일에서 16일까지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것입니다. 상금은 2만 5천 달러로 연구 프로젝트를 위한 웹오브사이언스 데이터 접속자격과 함께 주어집니다.
데이빗 펜들버리 씨, 통찰력 있는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