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왓킨슨Anthony Watkinson은 40년 이상 아카데믹 프레스(편집 디렉터), 옥스포드 대학교 출판부 (저널 부장), 채프먼 & 홀 Chapman and Hall(과학, 의학 분야 출판 디렉터), 윌리 블랙웰 Wiley Blackwell (국제 치의학 출판부), 톰슨 사이언스 & 프로페셔널 (지적재산권 디렉터) 등 상업 출판사에서 비영리 출판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유명 출판사의 최고 경영진으로 일해 왔습니다.
왓킨슨은 지원연구, 계약연구, 장학금 및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간학문/독립 연구 집단 CIBER Research의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컨설턴트입니다. 여러 기관 및 학술 단체의 컨설턴트인 그는 <국제 과학, 기술 및 의학 출판인 협회>의 강의와 세미나를 조직하고 이를 위해 글을 쓰기도 합니다.
왓킨슨은 특히 인쇄 매체에서부터 오픈 엑세스, 데이터, 소셜 미디어, 확장 서비스 등을 포함한 디지털 포맷에 이르는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학자입니다. 그는 런던 시티 대학교 정보과학 학부의 교환 교수로 6년간 재직했습니다. 현재는 UCL의 명예 강연자이자 유비퀴티 프레스Ubiquity Press의 자문위원입니다.
현재 학술 출판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떤 관심사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연구자로서 현재 정보 리소스 분야의 트러스트Trust 프로젝트(www.ciber-research.eu 에서 ‘project’ 항목 참조)를 진행 중이고, 지원 재단의 저널에 실릴 “디지털 전환이라는 관점에서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신뢰와 권위” 라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트러스트 프로젝트는 디지털 시대의 학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신뢰와 권위의 속성을 조사하기 위한 15개월 단위의 프로젝트로, 슬론 재단Sloan Foundation의 지원을 받아 테네시 녹스빌 대학교(UTK)의 연구자들과 CIBER Research가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보고서는 주요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이 조사를 조망하고 있는 것으로, 세부 결과들은 약 9개 논문으로 나누어 여러 저널에 싣게 될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CIBER와 슬론 재단, 그리고 테네시 녹스빌 대학교의 협력연구는 어떻게 시작되었습니까?
첫 프로포절 당시에는 제가 관여하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슬론 재단이나 멜론Mellon 재단 등 미국의 지원 재단들이 보통 이런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연구 집단이 지원재단에 먼저 제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영역이 이 연구집단들의 관심사니까요. CIBER의 주요 관심사는 2002년 창립 당시부터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디지털 전환이었습니다. 우리는 더 많은 변화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변화를 기대하셨습니까?
지난 20년간 연구를 수행하며 강조해 왔던 우리의 주요 관심사는, 인간의 삶이 디지털 혁명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연구자들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종족이 아니지요. 예를 들자면 연구자들이 독자로서 행하는 행동이나, 검색할 때의 행동 역시 다른 일반적인 행동들과 함께 변화해 왔음을 밝혔습니다.
제안서에서 우리는 공식적인 학술 커뮤니케이션에서 소셜 미디어나 새로운 저널 모델 등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의 사용 빈도가 늘었고, 또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는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의 증거를 찾고자 했습니다.
학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맥락에서 “신뢰”와 “권위”를 선생님은 여러 번 논하셨는데, 어떻게 발전된 개념인지, 또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변화했는지 궁금합니다.
어려운 질문이군요. 우선 보고서(첫번째 질문 참조)를 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연구자들이 아직 피어 리뷰에 얽매어 있으며, 정보 소스에 이전과 거의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지만, 보다 조심스럽게, 또 옥석을 가려내는 능력에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임한다는 것입니다.
인쇄 매체에서 디지털 형식으로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전환이라는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1994년 처음으로 PDF파일 형식의 온라인 저널을 만들었습니다. (CAJUN 프로젝트) 그리고 그 이후로 디지털 전환이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저는 런던의 시티 대학교 교환교수로 재직하던 2002년 CIBER Research를 공동 창립했지요.
저는 출판 디렉터였고, 주요 업무는 우리 저널의 편집장이던 데보라 칸의 몫이었습니다. 웹에 대해 잘 몰랐던 1992년에 이 저널을 시작한 계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가 처음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1994년 데보라 칸이 다른 직업을 찾아 우리 저널을 떠난 이후로는 업무를 완수하느라 바빴지요. CIBER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지금 테네시 녹스빌 대학교, 그리고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교의 석좌교수인 데이빗 니콜라스 교수가 CIBER의 첫 디렉터로 시작해 아직까지도 일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시티 대학교의 정보과학 교수였는데, 저를 방문교수로 초청했지요. 현재 레스터 대학교에 재직하는 이안 롤랜즈 교수와 제가 함께 논의하긴 했지만 처음으로 CIBER를 고안한 것은 바로 데이빗 니콜라스 교수입니다.
[CAJUN 프로젝트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CD-ROM 형식의 애크로뱃 저널) 의 목적은 윌리 저널과 채프먼&홀 저널의 ‘전자’버전을 CD-ROM과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하는 것이었다. 채프먼&홀 측에서는 PDF형식 온라인 저널에 관심을 가졌고, 윌리 저널의 관심사는 CD-ROM 에 컨텐츠를 담는 것이었다. 그밖의 협력기관은 데이빗 브레일스포드 교수가 이끌던 노팅엄 대학교 컴퓨터 과학부, 그리고 어도비Adobe 였다.]
오픈 엑세스, 그리고 오픈 엑세스가 학술 커뮤니케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까?
아주 어려운 질문이네요.
여전히 학술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촉진하는 것은 출판사의 역할이며 이는 영국 정부의 골드 정책을 통해 인정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골드 정책에 의하면 영국연구협회(RCUK)의 지원을 받는 연구자들은 연구의 즉각적이고 자유로운 접근을 위해 OA저널을 통해 의무적으로 이를 게재해야 한다] 이는 큰 문제입니다.
정책상으로는 출판사가 논문 처리에 들이는 비용을 감축하게끔 압박을 넣지만, 독자들이 여전히 인쇄본을 원하는 이상 인쇄에 드는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비용도 많습니다. 매년 우리 모두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기능성을 높이고자 하지만, 매년 컨텐츠를 제공하는 비용은 올라갑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돈을 지불해야 하고, 여기에는 미래를 위한 투자 비용이 포함됩니다. 오픈 엑세스(OA)는 특히 독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또 재사용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학술 논문이 (정부 지원 정책에서 의무화하고 있는 대로) 오픈 엑세스로 제공되게 된다 한들, 펀딩을 위해 쟁탈전을 벌이다 보면 어떤 연구자들은 출판 비용을 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현재는 출판물을 구독하는 비용을 낼 수 없고요. 둘 중 어떤 것이 더 나쁠까요? 참고로 지금 말씀드린 내용은 CIBER의 공식적인 내용이 아니라, 저의 개인적인 관점이고, 지금 말씀드린 의견 역시도 모두 제가 일하고 있는 다양한 기관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제 개인 관점입니다.
[OA에 관한 영국연구협회 정책에 따르면, 연구자는 영국연구협회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모든 피어리뷰를 거친 학술출판물이나 컨퍼런스 발표지를 CC-BY 라이선스로 오픈 엑세스 저널에 게재해야 한다. 이는 모든 컨텐츠를 전 세계 어디서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OA에는 골드와 그린이라는 두 가지 트랙이 있는데, 골드를 선택할 시 연구자는 출간 직후부터 논문의 열람이 가능한 OA저널과 출판사를 선택한다. 그린을 선택할 시 연구자는 기록보관소를 통한 아카이빙을 통해 엠바고 기간(전공별로 다른데 출간 후 6개월에서 24개월)이 지난 후 연구의 무료 열람이 가능하도록 한다. 둘 중 어떤 것으로 결정하는가는 연구자의 선택에 따른다.]
오픈 엑세스 관점에서 아시아, 남아메리카, 중동 등 신진 연구 허브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 연구 중에도 신진 연구 허브와 관련된 것들이 있습니다.
인도나 중국 등의 국가는 OA에 무척 큰 관심을 가지는 반면 이를 위해 돈을 지불하려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제가 좌장을 맡았던 [세션 2: 학술 출판의 새로운 방향성: 아시아의 변화] 와도 관련이 있구요.
선생님께서는 상업 출판사, 비영리 출판사 둘 다 깊이 관여하셨는데, 그 둘이 저자나 저널 편집자, 사서에게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크게 보면 차이가 근소합니다. 미국 화학 협회(ACS)와 엘스비어Elsevier를 비교해 보십시오. 협회 기반의 출판사들은 회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저널을 통해 수익을 얻을 필요가 있다는 점 정도를 지적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예술과 인문학 연구 단행본의 역할과 미래”라는 연구의 공동저자이신데, 이 연구에서는 “단행본은 예술과 인문학 분야에서는 앞으로도 큰 가치를 지닐 것이고, 커리어 발전에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단행본과 그 밖의 형식의 글에서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고 보셨습니다. 예술과 인문학 분야에서 학술 커뮤니케이션 행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큰 변화가 없고, 이 분야에 대해 새로운 연구를 곧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일단 구독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 출판사도 있는 반면 다른 출판사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지원금에 의지하는 것 같습니다.
질적 저하가 정확히 어디에서 유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임용 위원회에서 인쇄물 형태의 단행본 실적을 요구한다고 들었는데 제가 보기에는 지나친 것 같습니다. 제가 2001년에 쓴 “단행본 출판 문제에 대한 전자 매체의 해결책”이라는 조금 긴 글을 참조하십시오. 아직까지 놀라울 만치 변한 게 없습니다.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에서 상당한 기술적 발전이 있었습니다. 저자, 저널, 사서들이 기대할 만큼 각별히 유망한 발전 분야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Force11 사이트에 올라온 [학술 커뮤니케이션과 전자 스칼라십의 미래]를 참조하십시오. 저는 이 의제에 상당히 동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