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참여하는 실험을 할 때 연구자들은 데이터의 원천인 개인들보다 데이터에 집중하곤 합니다. 과학은 주체성보다 객관성을 우선하기에 연구 논문에서는 “나”, “우리”등의 주어가 잘 쓰이지 않으며 수동태를 선호합니다.
아마도 개인에 대한 언급을 피하기 위해 “케이스(case)”, “피실험자(subject)” 심지어 “데이터포인트(data point)”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경향 때문에 AMA 스타일 매뉴얼에서는 정확하며 선호되는 단어 및 구 안내에 이에 관련된 상황이 명시된 것 같습니다. 매뉴얼에서는 “특정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로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다” 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논의에는 두 가지 경향이 관련되어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첫 번째는 의사들이 개인 정보 보호 정책 위반으로 소송을 당하는 경우들입니다. 본문에 개인의 신원을 드러낼 만한 정보가 없더라도 환자가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의사들은 가능한 한 비인격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합니다.
또 하나는, “정치적 공정성” 이라고 일컬어지는, “맹인blind” 이라는 표현을 “시각적인 어려움을 지닌 visually challenged”, “신체장애 handicapped” 라는 표현을 “다른 능력을 가진 differently abled” 으로 완곡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경향입니다. 심지어 사람을 가리킬 때 “subject”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조차도 낮은 신분을 암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연구 논문 저자들에게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보건 연구의 품질과 투명성 향상Enhancing the QUAlity and Transparency Of health Research 의 약자인 EQUATOR 네트워크 등 여러 네트워크를 통해 이처럼 의학 논문에 있어 특히 까다로운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의학 분야 연구자들은 이 가이드의 분량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케이스”와 “환자”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결정할 때는, “케이스”는 추상적인 것, “환자”는 구체적인 것이라는 사실만 기억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간염 케이스는 간염이라는 상황 자체만 빼고 모든 것을 배제한 통계이며, 간염에 걸린 환자는 오직 간염 뿐 아니라 성별, 연령, 식습관 등 케이스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특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케이스”와 “환자” 둘 다 각각의 쓰임이 있고, 숙련된 필자라면 이를 잘 구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