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간된 논문을 학계의 화폐라고 한다면, 책은 고액권 지폐입니다. 또한, 책은 보관기간이 더 길고, 주로 연구논문을 읽는 독자들과는 다른 독자층에 닿게 됩니다. "하지만 저는 책을 쓸 시간이 없어요"라고 여러분은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은 바쁜 일정에도 여지를 만들어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책 또는 적어도 책의 한 챕터를 쓰는 것이 여러분의 이력에 왜 중요한지, 그 일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왜냐하면 책 출판의 작업 흐름은 학술지 발행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왜 학자들은 책을 써야 하는가
연구논문이 단기 재배작물이라면, 책은 과일나무와 같습니다. 여러분이 과일을 얻기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몇 년 동안 계속해서 과일을 얻게 될 것입니다.
- 특히 사회과학과 인문학에서는 여러분의 학문에 대한 기여를 평가할 때 책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부여합니다. 왜냐하면 책은 그 주제에 대한 저자의 지식과 이해를 보여주는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 물질적 측면에서 책은 단순히 더 나은 거래를 제공합니다. 원고를 게재하기 위해서는 학술지에 돈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지만(예를 들면, 논문 처리 비용의 형태로 또는 논문의 오픈 액세스(open access)를 위해서), 책은 판매를 통해서 로열티의 형태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 책의 영향은 또한 연구논문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졸업한 지 오래되었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의 분야에서 적어도 몇 권의 기본서 저자(들)를 기억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예를 들면, 시노트, 던, 도브잔스키의 '물리학 또는 유전학 원리에 대한 파인만 강의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or Principles of Genetics ' 또는 '그레이 해부학 Gray’s Anatomy '(현재 42판) – 한편, 여러분이 논문에서 인용했을 수도 있는 많은 저자들의 이름을 기억해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책을 쓰는 일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어떤 방법에서는, 책을 작성하는 것이 연구 논문을 쓰는 것보다 쉽습니다.
- 엄격한 형식으로부터의 자유. 연구논문은 일반적으로 IMRaD 구조(도입, 방법론, 결과, 고찰)라는 정해진 구조를 요구합니다. 반면, 책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바를 설명하는데 적합한 구조, 즉 여러분의 방식에 따른 구조로 작성할 수 있습니다.
- 유연한 내용. 연구논문은 대개 내용이 새롭고 독창적인 연구에 기반하도록 요구합니다: 반면에 책은 지식의 경계를 넓히는 것보다 그 주제에 대해 더 넓은 시각을 가지고 이해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책은 저자가 자신만의 관점, 경험, 지식에 따라 형성된 주제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 관리가능한 일정. 학술지 논문은 특히 검토자(reviewer)에게 답변하고 연구페이지 증명을 회신할 때 저자에게 상당히 엄격한 일정을 요구합니다. 반면, 책은 저자에게 더 많은 여지를 허락하므로, 글을 쓰기 위해 여러분의 편의에 적합하고 다른 요구에 맞는 시간대를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 시간을 생각할 때, 책을 쓰는 것은 가볍게 접근할 일이 아닙니다. 책을 쓰는 것을 마라톤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은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속도를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히 유용한 두 권의 책으로 Paul J Silvia의 ‘다작하는 방법 How to Write a Lot’과 Helen Sword의 "Air & Light & Time & Space"가 있습니다. 저는 종종 작가지망생들에게 홍보글(blurb)을 먼저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대개는 책의 뒷면에 인쇄된 약 350단어의 짧은 설명으로, 누구를 위한 책이고 그들은 왜 그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글입니다. 다음으로는, 챕터 제목(titles)과 각 챕터의 주요 제목(headings)을 나열하여 목차를 작성하세요. 글의 뼈대를 갖추었을 때, 살을 붙이기 시작하세요. 이상적으로는, 매주 정해진 수의 단어(최소 5,000-7,000단어)를 쓰기로 자신과 약속합니다. 보통의 논픽션 책은 약 60,000단어라는 것을 알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책 출판 업무 흐름)
학자로서 여러분은 논문이 출판되는 과정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간단히 말해, 원고를 제출하고; 검토자에게 원고를 보내고; 검토자 의견을 반영해서 원고를 수정하고; 원고를 복사-편집하여 조판한 후 교정쇄를 받고; 교정본을 제출하여 논문을 출판합니다.
책(도서) 출판에서는 일반적으로 제안 내용을 요약하고, 해당 책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이미 출간된 유사 책(잠재적 경쟁 도서)와의 차이점을 제시하고, 저자로서의 자격을 입증하는 책/도서 기획서를 제출합니다. 글의 샘플로 한 챕터와 총 길이(단어 수)의 예상치를 첨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제안이 수락되면 책임 사항과 일정이 명시된 계약서를 보내드립니다. 원고를 복사 편집한 후 변경 사항을 승인하면 책이 디자인되고 조판됩니다. 교정을 위한 교정본을 받고 책에 색인을 제공하라는 요청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저널 기사와는 달리 네트워크 내에서 책을 홍보하고, 가능한 리뷰어를 제안하고, 호의적인 추천과 사전 찬사를 받는 등 책 마케팅에도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책 전체가 아닌 책의 한 챕터만 써보면서 시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는 제안된 다저자본(multi-authored volume)의 편집자인 다른 사람이 여러분에게 챕터를 작성해달라고 초대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는, 그런 책을 여러분이 직접 기획하고, 내용을 요약한 다음, 제안한 챕터를 작성하는데 가장 적합한 저자를 초대하여, 출판사에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가볍게 맡아서 할 일이 아니며, 작가로서의 관리 능력보다 더 큰 요구사항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혼자서 책 전체를 집필하든, 책의 한 챕터를 집필하든(초대를 받는다면), 여러 저자의 책을 편집하든, 어떤 선택을 하든 이 글을 통해 지금이 바로 도전할 때라는 확신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행복한 글쓰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