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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위한 학계는 없다?

카콜리 마줌더 | 2015년3월13일 | 조회수 27,844
시리즈 기사 여성의 날 특집
어머니들을 위한 학계는 없다?

커리어와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특히 학계의 경우, 여성들이 커리어를 포기하는 바람에 해당 분야가 아까운 인재를 잃는 경우가 자주 일어납니다. 진입 단계의 성비는 비슷하며, 학부생 전체의 절반이 여성이고, 대체로 여성들이 남성보다 좋은 성적을 얻습니다. 하지만 커리어가 지속될수록 학계에서 여성의 수는 꾸준히 줄어들며, 여성이 총장이나 학장과 같은 최고위 교수직을 얻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진정한 과학을 위해서는 젠더를 비롯한 이차적 고려 없이 자격을 갖춘 과학자들이 교수직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학문에 뛰어드는데, 이들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도록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에딘버러 대학 화학과 학과장인 폴리 L. 아놀드 (Polly L. Arnold) 교수는 과학계의 젠더 불평등 요인은 여성이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승진비율이 낮으며 연구비를 적게 받도록 유인하는 “명시적 또는 암암리에 일어나는 성차별” 외에도 “생산과 재생산의 불가피한 중복”를 들었습니다. 젊은 과학자들이 맞닥뜨리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직업안정성의 지연입니다. 연구직 과학자들은 보통 30대 중후반에 직위를 얻습니다. 이 시점에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할 일이 많습니다. 랩을 시작하고, 연구비를 받고, 논문을 출판하고, 학회에 참석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 등입니다. 안타깝게도 삼십 대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아이를 갖게 되거나 가족을 구성하는 해입니다. 여성에게 이러한 중복은 아주 큰 대가를 불러옵니다. 버클리 로스쿨 얼 워런 연구소의 교수이자 공동이사인 메리 앤 메이슨(Mary Ann Mason)은 “베이비 페널티(baby penalty)”라는 용어로 이를 설명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70퍼센트의 여성이 아이를 임신한 채로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경쟁, 불확실성, 긴 업무시간을 수반하는 정교수직에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계에 어머니들을 머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유연성을 전문성의 부족과 동일시하기도 하는 경직된 시스템과 남성 위주의 환경입니다. 아이를 가진 여성 과학자가 재택근무를 하거나 아이를 돌보기 위해 조퇴하는 일, 또는 학회나 연수에 아이를 데려오는 일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뉴햄대학교 총장인 데임 캐롤 블랙(Dame Carol Black)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다음과 같이 근사하게 요약했습니다. “일터는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남성중심적이며, 이는 오전 8시 회의를 의미하는데, 남성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이 여성에게는 차별이다.” 유급 출산 휴직이 없다는 점, 아버지가 받을 수 있는 육아 휴직이 극히 짧다는 것, 육아 보조가 없다는 점으로 인해 갓 아이를 낳은 어머니들은 파트타임 직위에 만족하거나 아예 과학적 커리어에서 배제되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없는 실정입니다.

더 힘든 점은, 여성들이 출산을 통해 커리어에 받게 된 지장을 만회할 기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여성 과학자들이 출산으로 인해 커리어를 중단하거나 멈춘 다음 다시 돌아오기는 어렵습니다. 육아 기간 동안 가사노동은 주로 어머니의 몫이며 승진 시 수행해야 하는 책무를 해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퇴직 시에도 여성이 학계에서 받는 평균 임금은 같은 조건의 남성에 비해 29퍼센트 적습니다. 메리 앤 메이슨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일부는 육아에 대한 책임의 결과이다. 여성의 경우 아이의 수만큼 임금이 줄어든다. 이는 이전에 육아로 인해 잃게 된 돈과 시간의 누적 효과다.”

따라서, 가족에 있어 남성의 역할을 더 필요로 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학계에서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 기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습니다. 남녀 모두에게 가족을 위한 유급휴가를 주고, 유연한 커리어패스를 제공하며, 여성이 육아휴직 후 복직 정책을 잘 구상하는 것, 육아 보조, 여성과 남성에 대한 동등한 임금, 그리고 보다 지지적이며 긍정적인 업무환경입니다. 일부 대학과 기관은 이 같은 구조적 변화를 이행하기 시작했고, 긍정적인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등교육의 다양성을 촉진하고자 하는 단체인 이퀄리티 챌린지 유닛(Equality Challenge Unit)은 아테나 스완 프로그램을 시작해 과학 분야에서 여성의 위치를 높이고자 합니다. 다양한 대학에서 이 계획에 참여해 임신, 육아휴직, 복직에 대한 정책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벨파스트 퀸즈 대학교, 캠브리지 대학교, 임페리얼 런던 대학교, 노팅엄 대학교, 워릭 대학교 등이 아테나 스완 실버 레벨 기관입니다. 그 결과 이들 대학의 교수진은 고위직의 여성 과학자 수가 많으며, 자랑스럽고 행복한 부모들이 재직하는, 보다 다양성을 갖춘 모습이 되었습니다. 참 좋은 시작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전세계 더 많은 학술기관에서 이 정책을 받아들이기를 바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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