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은 논문 게재철회의 주된 사유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표절이든 반드시 게재 철회로 귀결되는 것일까요? 응집물질 물리학자이며 인도 대학교 연구보조금 위원회장을 역임한 프라빈 차다 박사는 <네이처>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저널 편집자는 표절 논문에 대해 주먹구구식으로 게재를 철회하지 않고, 철회 결정 전 저자의 의도를 가늠해 보려는 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차다 박사는 의도적 표절, 즉 과학적 사기와 의도치 않은 표절을 분리해 생각하고자 합니다. 차다 박사는 표절을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텍스트 표절: 논문의 서론, 결론에서 상당 부분을 그대로 베끼는 것은 텍스트 표절에 해당합니다. 과학 출판의 지배적 언어인 영어에 서툰 저자들이 주로 저지릅니다. 결과적으로, “저자의 노력 없이 그대로 베껴온 텍스트는 오늘날 게재 철회의 주된 사유” 라고 차다 박사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방법 및 결과 항목 표절: 저자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연구 아이디어를 베낀 뒤 본인의 것인 양 하는 것으로 의도적 표절의 한 형태입니다.
<SciElo in Perspective> 에 실린 이 글에 정확히 설명되어 있는 바대로, 연구자들은 이전에 여러 번 서술된 바 있는 특정 방법론에 대해 고유한 표현으로 풀어 쓰는 일을 어려워하며 그 결과 원 출처를 밝히지 않고 방법론에 서술하는 큰 실수를 저지릅니다.
텍스트 표절도 비윤리적이라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으나, 타인의 연구 업적을 가로채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방법론이나 결과 항목 표절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표절 검사 프로그램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는 텍스트 표절과는 달리 아이디어나 데이터의 표절은 표절의 대상이 된 논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의 신중한 검토가 없다면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절은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하지만, 그렇다 해서 표절이 모두 의도적인 것은 아닙니다. 물론 논문의 텍스트가 의도적인 표절인지 의도치 않은 표절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저널의 입장에서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미묘한 구분은 좋은 논문이 출판에 이를 수 있는가 여부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저널 편집자는 어떤 형태의 표절이건 발견한 뒤 보통 철회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따라서 독창적인 연구에 기반함에도 불구하고 텍스트를 베낀 논문도 게재 철회에 처하게 됩니다. 겉보기에는 독창적이지만 표절한 아이디어를 담은 논문이 출판에 이르는데 말입니다.
이는 과학의 순수성을 지키기보다는 해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현 상태를 변화시키려면 편집자는 게재 철회라는 결정이 논문의 의심스러운 신뢰도에 대한 경고이지 처벌이 아니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따라서 저널은 저자가 정보를 풀어 쓸 능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 분명한 텍스트 표절에 대해서는 게재 철회가 아니라 저자 본인의 독창적 연구 결과를 잘 담아낼 수 있도록 수정 권고라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다 박사의 말을 빌리자면, “과학자에게 아이디어의 표절이란 창조성이라는 연구의 핵심을 위배하는 행위” 입니다. 그러므로 표절 논문을 받아든 편집자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잘 따져본 다음, 과학적 진보에 있어 손실이 될 수 있는 자동적인 게재 철회라는 기준을 따르기보다는 과학의 이득을 위한 결정을 내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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