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서 어떠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은 연구자들의 도전 과제이기도 합니다. 실망스러운 성과조차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행연구를 통해 연구자들은 질문과 방법론을 수정할 수 있으며 나아가 미래에 혁신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연구자들은 극도로 빠른 속도로 연구를 진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해지는 압박 역시 가중되고 있습니다. 논문 발표가 승진 가능성과 직결되리라는 사실은 십분 이해합니다.
그러나 논문 발표라는 목적을 위해 데이터로 입증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연구결과를 부풀리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입니다.
연구결과를 부풀리고 나면 심각한 사태가 잇따를 것입니다. 다른 과학자들이 당신의 실험을 반복했을 때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논문이 발표된 이후 반복 연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당신의 연구가 가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심지어는 당신의 논문 게재가 철회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당신의 연구가 획기적이라는 평을 받고 미디어에 의해 대중에게 확산된다면 의사들은 당신의 연구에 쓰인 한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하여 적절한 치료를 지연시킬지도 모릅니다.
<PLOS Madicine>에 실린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무작위로 행해진 임상 실험의 성과가 뉴스 거리를 만들려는 언론에 의해 과장되어 대중들이 획기적인 연구 결과와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매일같이 발견된다고 여기게 되는 현상을 분석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논문의 저자들에 따르면 이런 연구 결과들은 언론에 의해 부풀려질 뿐 아니라 해당 연구를 담은 논문의 초록 단계에서부터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과장된 결과”란 치료의 효능을 의도적으로, 혹은 의도하지 않고 강조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저자들에 의하면 이러한 과장은 일반 학술지보다는 특수 분야 학술지에서 더욱 횡행하고 있습니다. 발표된 지 불과 2주 가량 지난 이 논문은 과학과 학술 분야 공동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이 논문에 대한 논평은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The Scientist>, 그리고 <Scientific American>등 과학분야의 유명 소식지에 실렸습니다.
이 논문, 그리고 관련 리포트가 잇따른 주목을 받은 이상, 학술지 편집자들과 동료 검토자들은 과장된 연구 결과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며, 그러한 혐의의 여지가 있는 논문들에 대해선 게재를 거절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구 결과를 부풀리는 일에 따를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에 당신의 연구에서 문제점으로 지목할 만한 사항들을 논문의 토의 섹션에서 상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를 후속 연구의 주안점으로 두는 것도 좋습니다. 그 후에 논문을 투고한다면 학술지의 동료 검토자들이 당신의 연구계획에 대한 개선점을 제안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은 길고 고단하겠지만 실제로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기대한 것보다 더 저명한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 글을 읽는 다른 독자들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인 경험이 있다면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덧글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