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과학자들 사이의 성 편견이라는 주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지금 특히 흥미로운 질문을 던져주셨군요. 지난달 <PNAS> 에 게재된 예일대 연구자들의 최근 연구로 인해 이 논의가 점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미국 내 여러 대학의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 교수진들에게 랩 관리자로 지원한 학부생들의 지원서를 평가하게 했습니다. 무작위로 선정한 전체 표본 중 50%에 여성의 이름이 할당되었고, 나머지는 남성의 이름이 할당되었습니다.
교수진은 각 지원서에서 지원자들의 역량, 이들이 랩 관리자로 뽑힐 것인지의 여부, 이들이 받게 될 초봉, 그리고 교수진들이 지원자에게 얼마나 많은 멘토링 지원을 할 것인가 등을 평가하였습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원서의 내용이 같더라도 남성 지원자들이 여성 지원자들보다 역량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합격할 가능성도 높으며, 초봉 역시 높았고 더 많은 멘토링 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남성 교수진과 여성 교수진들 모두 개인적으로는 전문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여성 지원자들의 지원서에 관심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평가는 남성 지원자들 쪽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이 발표되자 <사이언티스트The Scientist>, <사이언티픽 어메리칸Scientific American>,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를 비롯한 유수의 과학 분야 뉴스레터에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이전에 성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많은 과학자들이 이 연구 결과의 통계적 유의도와 확정성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연구의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가 과학 분야에서 여성의 성장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미묘하고 잠재의식적인 사회적 편견이 교수진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논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미묘한 영향은 여성이 연구 업적에서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실제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 볼까요?
앞서 이야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당신의 지원서는 남성 지원자의 똑 같은 지원서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런 연구가 이루어짐에 따라 과학자들이 자신에게 내재하는 편견을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인식이야말로 변화의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논문과 관련 리포트를 읽은 과학자라면 분명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편견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을 깨닫고 의식적으로 더욱 공정한 평가를 하고자 할 것입니다. 지원서를 쓸 때 학문적 성취를 강하게 내세우고, 자기소개서가 인상적으로 씌어졌는지 확인한 다음 좋은 소식을 기다려 봅시다. 당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우리 학계의 맥락 속에서 성차별 이슈를 논의해 봅시다. 이런 이슈는 미국 내에만 한정되는 특수한 일일까요? 우리 학계에서는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있습니까? 과학자들이 편견을 피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여러분들이 이런 질문에 대해 활발하게 논의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