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초,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지역 수산시장에 다녀온 몇 사람이 병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기침, 열, 호흡 곤란 등과 심지어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과 관련된 합병증과 유사한 증상까지 보였습니다. 즉각적인 진단은 폐렴이었으나,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새로운 바이러스의 원인은 무엇인지, 사스 혹은 메르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인지 과학자들은 12월에 처음의 몇 사례를 분석하고, 해당 바이러스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이 연구는 지난 2월 11일 중화의학저널(Chinese Medical Journal)에 발표되었으며, 신종 바이러스의 정체를 규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바이러스이며, 박쥐에서 유래한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연구를 이끈 지안웨이 왕(Jianwei Wang, 중국의학과학원 병원체생물학연구소) 박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박쥐 유래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체를 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는 중국의학과학원, 병원체생물학연구소, 중일우호병원, 베이징협화의학원 등 중국의 저명 연구소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였으며,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정체를 규명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우한 진인탄 병원 입원 환자 5명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였으며, 이들 대부분은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환자들은 고열, 기침 및 기타 증상으로 처음에는 폐렴 진단을 받았으나, 원인이 불명확했습니다. 어떤 환자들의 상태는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으로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한 명은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왕 박사는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검사 결과, 폐렴의 전형적 증상인 흐릿한 혼탁과 폐 경화가 확인되었다. 우리는 실험을 통해 폐렴의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고자 하였고, 이는 이전에 확인된 바 없는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였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기관지폐포세척(BAL,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살균액을 폐에 주입하고 수집하는 방법)을 통해 채취한 환자의 체액 샘플을 사용하였습니다. 먼저, ‘NGS 기술’을 이용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바이러스를 식별하고자 시도하였는데, 이는 샘플에서 기존에 알려진 모든 병원성 미생물을 신속하게 검출/제외시켜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병원체를 확인하는 선별 방식입니다. 연구진은 BAL 체액 샘플의 DNA/RNA 염기서열 분석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바이러스 판독값이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속함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진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속하는 판독을 모아, 신종 바이러스의 전체 염기서열을 구성했습니다. 이 서열은 모든 환자의 샘플과 99.8~99.9% 유사하여, 이 바이러스가 대상 환자의 공통 병원체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진화적 공통성을 분석하는 상동성 분석을 위해 다른 바이러스와의 염기서열 비교도 진행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신종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은 사스(SARS-CoV)와 79.0% 일치하고, 메르스(MERS-CoV)와 51.8%, 중국 관박쥐에서 유래한 사스 유사 코로나바이러스(일명 ZC45 및 ZXC21)와는 87.6~87.7% 유사성을 보였습니다.
계통발생학적 분석에 따르면, 획득한 5개의 코로나바이스형 염기서열은 박쥐 유래형과 가장 근접하나, 별도의 진화적 계통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신종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유래한 것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왕(Wang) 박사는 “신종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알려진 다른 모든 바이러스와의 유사성이 90% 이하이며 계통학적 분석 결과를 고려할 때, 이전에 알려진 바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본다. 이 신종 바이러스는 임시적으로 ‘2019-nCoV’으로 불린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신종 바이러스의 공식 명칭은 COVID-19, 한국에서는 약칭 ‘코로나19’로 명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유체 샘플이 실험실 세포계에서 병변 효과(cytopathic effect, CPE)를 보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BAL 체액 샘플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전자현미경 관찰을 통해, 체액 샘플에 노출된 세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특징적인 유사 구조를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또한 형광 염료로 표시한 특정 항체를 사용하는 면역형광검사도 활용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세포 내 바이러스 입자와 반응하는 (항체를 가진) 회복 환자의 혈청을 사용하였으며,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실제로 감염의 원인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과 신종 바이러스 발병으로 인한 사회적 공황 등을 고려할 때, 바이러스의 특성과 출처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5명의 환자 중 4명이 우한 수산시장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지만, 정확한 감염 기원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코로나19는 사스(사향고양이)와 메르스(낙타)의 경우와 같이, 중간 숙주에 의해 사람에게 전달되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왕 박사는 다음과 같이 결론내립니다. ”모든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동물에 의한 감염이며, 사스와 메르스를 포함한 몇 가지의 사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은 박쥐에서 유래했다. 우리 연구는 박쥐에서 비롯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인간 전염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코로나19의 발병은 공중보건에 큰 위협이기에, 바이러스의 출처를 이해하고 더 큰 규모의 파국을 목격하기 전에 이를 바탕으로 다음 조치를 결정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참고 자료
제목: 인간에 심각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식별: 기술적 연구(Identification of a novel coronavirus causing severe pneumonia in human: a descriptive study)
저널: 중화의학저널(Chinese Medical Journal)
DOI: https:/doi.org/10.1097/CM9.00000000000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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