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 연합(EU) 탈퇴는 전 세계에 막대한 충격과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경제학자들과 정치인들은 탈퇴 결정 이후 국가의 경제적 안정성을 우려했지만, 영국 학자들은 다른 측면의 우려를 표했습니다. 몇몇 노벨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영국 대다수 학자는 영국 과학의 지속적 발전을 보장하는 방편으로 브리메인(Bremain)에 대한 지지를 주장해 왔습니다. 세계 과학 무대의 주역으로 활동해온 영국은 전 세계 과학 산출물의 6.9%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 세계 총 연구자층의 3.3%가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의 글로벌 점유율 측면에서 세계적 선도자로 여겨지는 EU에서 분리한다는 결정이 나오자 학술 커뮤니티 내에서는 자연스레 불안감과 실망감이 드러났습니다.
영국은 EU의 핵심 회원국이었으며 영국 학계는 수많은 영역에서 연합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EU에 속하는 것이 영국에 어떠한 도움을 주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아래 나열된 정보의 출처는 참고문헌에 기술되어 있습니다.)
1. EU에서 영국 과학으로 유입되는 연구 기금은 매년 약 10억 파운드에 달합니다. 사실상 영국은 EU 연구 기금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유럽 연구위원회(European Research Council; ERC)는 영국에 있는 78개 대학교와 연구 기관이 진행하는 천여 개의 프로젝트에 연구 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영국이 가장 많은 수의 ERC 연구비 지원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영국에 있는 젊은이들을 위한 학습 및 훈련 프로그램 중 일부는 EU의 재정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4. EU의 일원이라는 것은 영국 교수들이나 교육자들이 EU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되며 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5. 영국은 25만여 명의 영국 시민들을 위해 유럽 국가 간 문화적, 교육적 교류 프로그램을 증진하고자 하는 EU의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6. 영국의 연구 투자는 지난 수년간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EU의 연구 투자는 2002년 이후 세 배로 증가하였습니다. 이로써 영국은 EU를 통해 확보한 연구비로 엄청난 혜택을 받았습니다.
많은 연구자가 우려하고 있는 바는 영국이 곧 고립된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엄격하다고 할 수 있는 이민 정책에 대한 (그리고 연구비 지원 정책에 대한) 변화를 전망하며 연구자들은 EU가 없는 영국의 미래 과학계가 어떠한 환경이 될지 그리고 이것이 국제 교류에 어떠한 영향을 가져올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학계의 이러한 정서를 반영하여 영국의 전(前) 과학부 장관인 Paul Drayson 경은 인터뷰를 통해 “과학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협력을 통해 위대한 과학적 통찰이 이뤄진다는 믿음을 갖고 성장해 왔기에” 과학계는 브렉시트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 이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연구 성장의 발판인 공동 연구와 혁신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영국 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주요 사안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EU 준회원(associated member) 자격
영국과 EU의 껄끄러운 관계는 미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브렉시트를 지지한 이들은 영국이 더는 과학 정책에 대한 EU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적극적인 회원으로 활동할 수 없더라도 스위스나 이스라엘과 같은 ‘준회원(associated state)’ 자격으로 대부분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EU의 회원인 적이 없으며 영국의 자발적 탈퇴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서 준회원은 연구와 혁신 관련 정책 결정에 관한 한 제한된 권한과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그동안 영국은 회원으로서 EU의 연구 의제 개발 시 주요한 임무를 수행했고 이는 영국에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영국이 더는 EU의 회원이 아니라면 이러한 부분에도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두뇌 유출 가능성
브렉시트가 가져오는 경제적 영향은 막대합니다. 영국 재무장관인 George Osborne은 브렉시트 이후의 공공 부문 지출 삭감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는 R&D 예산의 감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추측이 만연하며 이로 인해 영국의 인재들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나게 될 수 있습니다. 대학이나 연구소는 자국 내에서 재능 있는 연구자를 채용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이며 다른 국가의 인재를 불러오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결과가 초래되지 않도록 영국 정부는 연구자들에게 과학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할 것입니다.
연구비를 향한 세계적 무대에서의 경쟁 심화
학자들은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영국의 기관들은 연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2007년에서 2013년 사이 영국은 EU 연구 예산에 54억 유로를 투자했지만, 연구비로 88억 유로를 돌려받았습니다. 게다가 이 기간에 영국의 최고 대학인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임페리얼 칼리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은 연구 자금 확보 측면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으며 380여 개의 ERC 프로젝트를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영국이 유럽 연합의 회원일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준회원 자격으로 영국은 이전처럼 많은 돈을 연구비로 거둬들일 수 없을 것이며 공통된 기반에서 다른 국가들과 경쟁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영국 과학 분야에 예상되는 효과
영국의 EU와의 분리는 고립주의를 향한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더 큰 정치 경제 연합에 소속됨으로써 영국은 값비싼 형식주의와 관료주의와 같은 내부 문제들을 축소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장 장벽을 최소화하고 연구 협력을 장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합 탈퇴는 이제 영국이 자립적으로 국가의 과학 및 연구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연구자에 따르면 이는 학자들의 경력 기회를 막을 수 있고 연구를 더욱 비싸게 만들고 과학의 진보를 멈출 수 있는 복잡하고도 도전적인 전망을 시사합니다.
브렉시트 이후 학계가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
과학 커뮤니티는 일반적으로 브렉시트가 잘못된 결정이라는 의견을 갖고 있지만, 브렉시터(EU 탈퇴론자)들은 준회원 상태를 통해 영국은 계속 EU “자원 풀”의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국이 회원으로서 EU에 기부하는 것을 중단한다면 그 돈은 바로 과학 연구 자금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특히 임상 의학 연구자들은 브렉시트 이후 임상시험 정책이 영국 연구자들에게 호의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전문화된 영역의 연구자들은 영국을 연구하기 좋은 매력적인 곳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정책 결정과 과학 예산, 연구 기금 분배에 더 큰 통제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영국 연구계에 호의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EU 탈퇴는 영국에 엄청난 변동을 가져올 것이며 이러한 결정의 장기적 효과를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양쪽 측면에서 모두 파악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학계의 즉각적인 반응은 분명 탈퇴 반대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과학 커뮤니티 내에서는 과학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퍼지고 있으나, 대부분 연구자는 정부가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로써 영국 연구 커뮤니티의 훨씬 더 나은 기반이 세워질 수도 있다는 낙관적인 시선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References
Why the Science Community Says No to Brexit
The scientific impact of Brexit: it's complicated
What would Brexit mean for everyday life in the UK?
Academics fear new Brexit – a brain exit – after referendum vote
EU Referendum Brexit Effect On Education, Universities And Learning
Brexit would hurt funding, jobs and innovation, say scienti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