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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게재 취소(self-retraction), 어떻게 봐야할까?

스네하 쿨카니 | 2016년6월13일 | 조회수 20,056
자기 게재 취소(self-retraction)는 연구자가 과학 기록을 정정하는 동기가 될 수 있을까?

최근 몇 년간 매년 출판 논문 수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증가하여 가히 출판 붐을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논문을 출판하는 주요 동기 중 하나는 최신 연구 결과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 기록의 정정은 그만큼 강조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정 발행은 출판된 연구를 고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그리고 의문스럽거나 유효하지 않은 연구에 대해 독자의 주의를 환기하는 또 다른 방법은 게재 취소(retraction)입니다.

일반적으로 게재 취소는 에디터가 논문에서 연구 결과의 신빙성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결함을 발견한 경우 에디터에 의해 발표됩니다. 대부분의 게재 취소가 저자 측의 부정행위로 말미암아 발생한다는 사실로 인해 게재 취소는 자체로 오명이 되었습니다. 매년 600여 건의 게재 취소가 일어나며 이 중 정직한 오류에 기인한 게재 취소는 20% 이하입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저자 스스로 나서 자신의 논문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을 인정하고 에디터에게 게재 취소를 요청한 몇몇 사례가 있었으며 이들은 이러한 행동에 대해 과학 커뮤니티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게재 취소를 둘러싼 오명은 상당히 강하게 남아있어 대부분 저자는 자신의 출판된 연구에 있는 오류를 솔직하게 밝히지 못합니다. 따라서 저자만이 자신의 논문에 있는 문제점을 알게 된 경우, 그리고 이 저자가 게재 취소를 꺼리는 경우, 과학 기록은 수정되지 않은 채 남아있게 됩니다. 과학의 자기 수정 본성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게재 취소를 향한 일반화된 부정적 견해는 이를 억누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 Daniele Fanelli는 저자가 부정행위와는 반대로 정직한 오류로 인해 논문을 거두고자 할 때 이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자기 게재 취소(self-retracting) 시스템을 제의하였습니다. Fanelli는 자기 인용이 자체로 하나의 범주로 고려되는 것과 같이 자기 게재 취소도 하나의 유형으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만일 논문의 모든 공저자가 자발적으로 “문서화 할 수 있는 결함(documentable flaw)”을 이유로 게재 취소를 요청하는 경우, 저널은 정책적으로 자기 게재 취소를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만일 게재 취소가 부정행위(misconduct)에 기초하였다면, 저자가 공지에 서명할 수 없도록 하여 게재 취소가 저자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고 ‘정직한 게재 취소(honest retraction)’가 아님을 분명히 나타내야 합니다. 많은 연구자와 심지어 에디터들까지도 이러한 제안을 반겼습니다.

이 제안의 한가지 문제점은 연구자가 자신의 부정행위를 덮기 위해 자기 게재 취소를 악용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점과 관련하여 Fanelli는 이렇게 말합니다. “최악의 상황에 부정직한 자기 게재 취소로 이득을 얻는 것은 논문 한두 편을 조작한 저자들뿐일 것입니다. 이것을 문제로 고려해야 할까요?” 동의할 수도 있는 의견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은 저널 측의 자기 게재 취소와 관련한 정책 수립의 노력(자기 게재 취소가 정직한 실수에 기인한 것인가 아닌가를 확인하는 방법 수립, 공저자 중 한 명이 게재 취소 공지에 서명하기를 꺼릴 때 취해야 할 단계 등)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자기 게재 취소가 가능해진다면 장기적으로 과학에 득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게재 취소는 학술 출판에 있어 매우 중요하나 그동안 지나치게 저널 중심적으로 정형화되어 왔습니다. 게재 취소는 흔히 처벌로 비치며 연구자 경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구별 없이 사용된 게재 취소는 과학 기록의 정정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습니다. 게재 취소를 부정행위를 발표하기 위한 에디터의 전유 도구가 되도록 하기보다는 좀 더 저자 중심적으로 만들자는 논의가 오랫동안 전개됐습니다. 따라서 자기 게재 철회는 이러한 방향을 향해 한 걸음 전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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