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를 시작한 이래로, 많은 연구자와 대학원생들이 #PhDWeekend 해시태그와 함께, 일하고 있는 모습을 공유하는 것을 봤습니다. 주말 내내 원고 작성을 하고 있던 누군가는 이 트윗을 보고 위안을 얻을 테고, 주말 동안 긴장을 풀고 싶었던 누군가는 내적 갈등을 느낄 테지요.
대학원생들은 항상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세포 배양을 하고 있든, 수업 조교로 과제 채점을 하고 있든, 논문을 읽거나 집에서 노트북으로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든 말입니다. 대부분 이 모든 것을 다 마치기에 일주일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주말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도 다음 주에는 더 많은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방법이란 것이 있을까요? 연구자들도 일과 생활의 건강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걸까요?
대학원 초기에 저는 주로 토요일은 통째로 휴식을 취하고, 모든 일을 일요일로 몰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월요일에 대한 압박을 마감의 동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방법일 수 있겠으나, 저한테는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주로 저는 제가 해야 했던 일에 얼마나 적은 시간을 들였는지를 떠올리며 죄책감에 허우적 대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반복적인 ‘일요일 밤의 정신적 공황’을 막으려면, 주말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주말, 제가 보낸 #PhDWeekend 풍경입니다.
금요일
금요일 오후 4~5시에는 많은 걸 하지 않습니다. 한 주 동안 너무 지쳤고, 그날 밤 넷플릭스를 보면서 폭식할 생각에 빠집니다. 저희 연구실에는 금요일 오후 3시 30분쯤 끝나는 주간 미팅이 있습니다. 이 미팅 이후에는 지도 교수님과 연구실 동료들의 제안과 제 아이디어들로 머리가 터져 나가게 되지요.
일단 제자리로 돌아가면, 30분 정도는 미팅 내용이 아직 생생할 때 빠르게 메모를 휘갈기고, 다음 주를 위한 실험 계획을 할 겁니다. 조직 염색 단계가 조금 남았거나, 빠르게 수정해야 할 수치 같은 게 남았다면 그것도 처리합니다. 하지만 그 후의 금요일 저녁은 휴식을 위한 시간입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친구와 24가지의 치킨 윙 메뉴가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미디 프로 몇 편을 보았습니다.
토요일
토요일 아침은 보통 불안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금요일 밤에 미뤄 두었던 모든 일과 관련된 생각이 밀려 옵니다. 이 불안의 이유를 간단하게 짚어내고 바로 일을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런 종류의 불안과 죄책감은 수많은 대학원생들이 경험합니다. 그리고 이에 압도될 때에 가장 좋은 전략은 할 일을 적어 보는 것입니다. 저는 강박적인 목록 작성자이지요. 메모지를 들고, 각 항목에 대해 필요한 일을 계획하고, 쉬운 것부터 아침에 합니다. 할 일 목록을 하나씩 지워 나가는 것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일이지요. 이 자그만 성취가 다음 단계로 넘어 가는 힘을 줍니다.
지난 토요일, 저는 오후 시간을 실험실에서 단백질 반응 시험을 위한 뇌 조직 부분 염색 실험으로 보냈습니다. 뇌 조직을 잘게 자르고, 항체 용액을 만들고, 회전 용기에서 염색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월요일에 현미경 슬라이드에 장착하게 되지요. 이를 기다리는 시간 동안, 논문을 몇 개 읽거나 지난 주에 만든 이미지를 처리하는 일 등을 했지요.
보통 토요일 저녁은 목욕이나 마사지, 드라마 시리즈 보기와 같이 저를 위한 시간으로 마무리합니다.
일요일
일요일 아침은 남은 것을 한 번에 처리하는 시간입니다. 음식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토요일에 끝내지 못한 어떤 일이든 끝내는 겁니다. 월요일에 지도 교수님에게 보여 줄 이미지를 분류하거나 처리하는 것 등의 일이지요. 일요일 점심 이후의 시간은 언제나 식료품 쇼핑(저는 배고픈 채로 쇼핑을 가지는 않습니다. 가게 전체를 통째로 다 사 버릴지도 모르니까요)과 다음 주 식사 준비를 위해 남겨 둡니다.
이번 일요일에는 학교 도서관에 가서 편안하고 뷰가 좋은 자리를 찾아서, 읽고 쓰는 일을 했습니다. 논문의 방법론 파트를 작성했고, 블로그에 글을 썼고, 학생들에게 과제로 내 줄 논문들을 읽었습니다.
일요일 오후 시간이 오면 월요일에 대한 두려움이 시작되면서, 불안감이 최고조로 달하곤 합니다. 그럴 때는 다시, 한 주를 위한 목록을 작성합니다. 다이어리에 계획을 쓰고, 주간 계획 학생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서 모든 이들이(대부분 제가) 다음 주의 목표는 무엇이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합니다.
저녁에는 이곳저곳에 흩어져 공부 중인 친한 친구들 중 한 명에게 전화하는 걸 좋아 합니다. 우리는 서로의 좌절과 문제를 털어 놓고, 작은 성취를 축하합니다. 그리고 시시한 유머 소재들을 공유하기도 하죠. 티비를 보는 날이면, 1월에는 할리우드 시상식이 기다리고 있고, 오늘 밤에는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영화 목록을 만들면서 그래미 수상 영화를 볼 겁니다. 아니면, 빅토리아 시대 배경의 드라마를 볼 수도 있고요. 이런 식으로 잠이 들 때면 제 마음은 어느새 오프라 윈프리의 골든 글로브 연설이나 19세기 영국 왕실 행사에 정신이 팔려 있을 겁니다.
자, 이것이 저의 #PhDWeekend입니다. 하지만 항상 이렇게만 보내는 건 또 아닙니다. 때로는 하루 종일 실험실에 있거나, 주말 내내 프로젝트 마감으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습니다. 병원 진료를 보러 가거나, 가족 행사에 참석하기도 하고요. 아주 나쁜 주말을 보내고는 자신을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맞습니다, 대부분 할 일 목록에 있는 모든 것을 끝내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여전히 저는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춰 가는 법을 배워 가고 있습니다.
결국, ‘전형적인’ 연구자의 주말이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연구자들의 주말은 저마다 다르고 항상 변합니다. 하지만 제가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주말 전체를 일하는 데에 모두 써버리지 말라는 겁니다. 하루 일과에 약간의 다양함을 더하고, 여러분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동기 부여가 되고 재충전이 되는 활동을 해 보세요.
그리고 진짜 ‘주말’을 만드세요. 여러분의 몸과 마음도 감사하게 생각할 겁니다.
아만다 콜레티(@amandacoletti5)는 코네티컷 대학에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아만다의 블로그 Illuminated Brain에 2018년 1월 29일에 게시되었던 글로, 아만다의 허락을 받고 인사이트에 재게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