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 리뷰는 망가졌다”, “과학이 망가졌다”는 원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인포데믹(infodemic, 거짓 정보의 범람)’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이름 있는 저널에서의 논문 철회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그렇게 큰 결함이 있는 논문이 피어 리뷰를 통과할 수 있다면 어떤 정보를 믿을 수 있을까?”, “저런 논문이 피어 리뷰를 통과한다면 내가 출판하려고 애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첫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저널들은 확실히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논문의 출판 후 검토가 더욱 엄격한 까닭에 실제로 논문의 철회율은 이름이 있는 저널에서 더 높습니다. 이러한 저널들은 주목을 받고, 독자층이 넓으며, 따라서 아무리 엄격한 피어 리뷰를 한다 해도 남아 있을 수 있는 심각한 결함을 잡아낼 가능성이 높은 탓입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피어 리뷰는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 모두 몇 개월 간 불안에서 희망으로 다시 낙담으로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대기’ 신세를 경험합니다. 유감스럽지만, 피어 리뷰 체계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투고 시점에서부터 보면, 편집장과 부편집자들, 나아가 (일일이 찾아 연락해야 하는 바쁜 연구자들인) 피어 리뷰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개입합니다. 피어 리뷰어가 검토로 수 개월을 보낸 후에도 편집부에서 이를 다시 살펴보고, 저자에게 답변을 하기 전에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지연이 늘 피어 리뷰어 탓은 아니며, 전체적인 업무 단계에서 많은 절차가 포함됩니다.
절박해진 저자는 어쩌면 유혹의 손길을 뻗치는 약탈적 저널에 솔깃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저널들은 피어 리뷰 단계가 없거나, 혹은 신속한 피어 리뷰 과정과 번드르르하지만 가짜인 지수를 자랑합니다. 일부 저자들은 검토 중인 원고를 철회하고, 수상쩍은 저널의 유혹에 넘어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탈적 출판은 여러분의 경력과 과학에 해가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우수 저널에서 신속한 출판을 보장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학술 투고의 극적인 증가와 더불어, 데스크 거절 사례도 매년 늘고 있습니다. 한 추산에 따르면, 거의 20% 정도의 투고 원고가 피어 리뷰 전에 거절되며, 또 30%는 리뷰 후 거절당합니다. 다음에 열거한 팁이 논문을 더욱 향상시켜 투고 원고의 나머지 50% 안에 들어갈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1. 저널을 현명하게 선택하세요. 관련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훑어보고 후보 저널 범위를 좁힙니다. 논문이 선택한 저널의 표준과 범위에 적합한가를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그 다음, 선택한 저널에 대해 목적과 범위를 면밀히 살피고 최근 발행 호들을 훑어 봅니다. 해당 저널이 여러분이 투고하고자 하는 논문의 유형을 게재하는지 확인합니다. 연구와 잘 맞는 저널의 선택은 즉각적인 데스크 거절을 피할 수 있게 해주는 열쇠입니다. [주의] 약탈적 저널을 경계하세요. 안정된 출판사인지 확인하십시오. 학술 전문가로서, 학술 교정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저널 부적합성을 지적하고, 연구자들에게 더 나은 대안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2. 인내심을 가지세요. 피어 리뷰 후, 답변을 받는 데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지만 과학과 피어 리뷰를 신뢰하세요! 화가 치민 경력 초기의 연구자들이 여러 곳에 투고를 해야하는가 묻곤 합니다. 일부 저자들은 한 저널에서 원고가 수락되자마자, 다른 저널에서 원고를 철회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두 곳 이상의 저널에 원고를 투고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저널 편집자들은 의심스러운 철회를 조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 나쁜 과학에서 멀어지세요. 블라인딩, 랜덤화, 대조군, 표본 및 효과 크기가 적절한지 확인하세요. 미심쩍으면 주저하지 말고 통계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데이터를 조작해서는 안됩니다. 데이터 및 이미지 날조 또는 위조 유혹은 물론, p-해킹 및 HARKing (결과를 알고 난 후 가설 재수립) 등, 데이터 준설 관행을 거부합니다. 부정 행위는 피어 리뷰에서 감지되지 않았다고 해도 연구 진실성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연구자들 의해 식별됩니다.
4. 센세이셔널한 제목을 피하세요. 결과에 부합되지 않는 과장된 제목은 재앙을 부릅니다. 편집장과 심사위원들이 저자가 연구를 과대포장하려 한다고 판단되면 원고를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제목은 눈길을 끌되, 연구 내용을 잘 표현해야 합니다. 모든 발견이 꼭 획기적인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5. 투고 패키지를 완전하게 만드세요. 투고 원고는 (저널 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보통 다른 요소들과 함께 제출하게 됩니다. 원고가 모든 측면에서 완전하고, 저널 지침에 따라 포맷화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저널 투고 점검 목록을 살펴보고, 열거된 사항(예: 하이라이트, 보조 자료, 그래픽 초록, 저자 기여, 이해 관계 충돌 공개, 인간이나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 승인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또한 저널에 투고하는 동기와 연구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커버 레터를 함께 보냅니다.
이외에도 학술 전문가가 투고 혹은 피어 리뷰 전, 원고에 대해 건설적 비판을 제공하고, 주요한 결함을 찾아내도록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에디티지와 같은 서비스는 사전 피어 리뷰를 통해, 저널 제출 전 논문의 질을 보다 향상시킵니다. 필자는 학술 리뷰어로서, 학술 교정 서비스를 위해 에디티지와 협력하여 저자들이 데스크 거부나 피어 리뷰 지연을 겪게 하는 흔한 실수를 피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전 피어 리뷰는 이후 심사 과정을 원활하게 하고, 피어 리뷰 중에 불거져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을 사전에 다루게 됩니다. 원고를 검토하는 눈이 많아질수록 피드백도 광범위하고 다양해집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제공하는 피드백은 저자가 연구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특히 연구의 함의나 향후 연구 범위 등의 측면에서 결과를 달리 해석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리뷰어로서의 경험에 따르면,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저자들이 원고를 다르게, 더욱 효율적으로 다듬는 데 도움이 되곤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일부 저널은 피어 리뷰 과정을 좀 더 저자 친화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학술 출판의 미래는 더욱 저자 중심, 그리고 협업 위주로 변해갈 것입니다. 전통적인 피어 리뷰는 결국 개방형 피어 리뷰 및 출판 후 피어 리뷰 등 새로운 형태에 자리를 내어 주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형태와 상관 없이, 피어 리뷰는 계속 남아 수문장 역할을 할 것입니다. 연구자로서 여러분은 계속 원고가 피어 리뷰 과정에 도달하고, 이를 통해 수정 후 게재 허락을 얻거나, 적절한 저널에 재투고되어 알맞은 독자층에 다가가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이 과정이 일탈적인 관행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