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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연구 중 유산을 경험했습니다

게스트 저자 | 2020년3월25일 | 조회수 2,487
시리즈 기사 연구자 스토리
현장연구 중 유산을 경험했습니다

강도 높은 2주 간의 현장연구 기간 동안, 저는 유산을 경험했습니다. 이 스토리는 그다지 드라마틱한 것도 아니고, 공포스러운 내용도 없습니다. 그저 온 세계의 여성들이 매초마다 겪는 임신 초기의 평범한 결말일 뿐이지요. 저는 이러한 일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보통 하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말입니다.

그 당시 저는 핀란드의 올랜드 제도에 있었습니다. 애벌레 둥지를 찾아 들판과 초원을 걷고 있었지요. 석사 과정생으로, 글랜빌표범나비 샘플 채취를 위해 다른 70명의 학생들과 함께 고용되었었지요. 임신 9주차였고, 첫 임신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조금 더 걱정스러웠습니다. 예를 들면, 휴우... 올랜드 제도에는 온갖 종류의 고약한 질병을 옮기는 진드기가 어처구니 없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 진드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고, 그러니 괜찮았습니다. 저 혼자만 임신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함께 간 친구도 임신 상태였지요(이 아기는 지금 7살입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너무 이른 시기였기 때문에, 아직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이 편치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주로 함께하는 두 명의 동료에게 사실을 말했습니다. 제가 왜 이른 아침에 늘 상태가 안 좋은지에 대해 괜한 추측을 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거든요. 이들 외에는 임신 사실을 밝히지 않았고, 두 사람은 친절하고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Default Alt text*[사진 저작권: Unni Pulliainen] 소들이 함께 하는 전형적인 필드연구 현장

처음 며칠은 괜찮았지만, 첫 주 마지막 즈음부터 피가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조금이었지만, 걱정이 되기는 충분했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소들이 가득한 목초지에서 주치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주변을 서성거리며 애벌레가 보이는지 눈을 크게 뜨고, 주치의가 전화를 받을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전화를 받은 그녀는 임신 중의 정상적인 증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기분이 괜찮아졌고, 일을 계속했습니다.

동료들에게 일일이 제 걱정을 털어놓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야 했을지도 모르지만, 남편을 제외한 어느 누구와도 이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제대로 된 조치도 취할 수가 없다면, 시내로 가서 검사를 받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남편에게 전화를 했고, 함께 걱정을 나누었습니다.

나머지 2주 동안에도 미미한 출혈이 지속되었고, 이는 현장에서 너무나 불편한 일이었습니다. 저희는 하루에 거의 14시간 동안 일하고 있었고, 대체로 화장실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출혈이 몹시 걱정스러웠기 때문에, 자주 확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습니다. 크게 아프거나 속이 이상하지도 않았고, 계속 일을 하면서 걱정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둘째 주가 끝나갈 무렵, 출혈은 더 심해져 갔고 결국 임신 상태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이 명백해 보였습니다. 다행히 가장 나쁘고 고통스러운 일은 마지막 밤에 일어났습니다. 현장이 아닌 숙소에 있었지요. 샤워를 하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슬프고 혼란스러웠으며 그저 숨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료에게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다음날 떠날 예정이었으니까요.

도시로 돌아와서 의사를 찾았습니다. 의사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말했지만, 확실히 더 이상 저는 임신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입니다. 인생은 계속되었고, 1년 뒤에 저는 같은 현장에 조사를 나갔으며, 다시 임신을 하였습니다. 아이는 지금 6살이 되었습니다.


이 스토리는 산자 하칼라(@SanjaHakala)가 자신의 블로그 Field Secrets(원본 글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에 발행한 글을 허락을 얻어 재발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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