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연구 및 출판계는 디지털 신기술의 도입과 함께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서부 개척시대”라는 비유가 딱 들어맞는 신기술이 등장했습니다.
알트메트릭 무브먼트는 저널 임팩트 팩터 또는 h 인덱스와 같은 개인별 인용지표 등 널리 쓰이는 지표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유언 에디(Euan Adie)가 연구자 여러분이 연구 영향력에 대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들을 알려드립니다.
유언 에디는 런던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 알트메트릭의 창립자이자 CEO입니다. 2011년 창립된 알트메트릭은 학술문헌에 관한 온라인 활동을 추적하는 회사로, 처음에는 알트메트릭 무브먼트라는 프로젝트로 시작했으나 엘스비어가 선정한 “과학 관련 앱” 대상을 수상한 후 완전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현재는 디지털 사이언스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일부는 과학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테크놀러지를 제공함으로서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맥밀런 과학&교육 재단의 지원을 받습니다.
알트메트릭의 창립 이전에 유언은 디지털 사이언스의 데이터 관리 앱 “프로젝트”의 제품 매니저이자, 네이처 출판그룹 (NPG)의 선임 프로젝트 메니저로 Connotea, 네이처 닷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네이처 모바일 앱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과학 출판 업계에 들어오기 전에는 컴퓨터학 학위를 받고 정신유전학을 연구하는 생물정보학자로 학계와 관련을 맺고 있었으며, 에딘버러 대학교 기술전담조직의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 회사의 공동창립자이기도 했습니다.
알트메트릭이라는 회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런 스타트업 회사의 어떤 점이 선생님의 흥미를 끌었는지도요.
좋습니다! 알트메트릭은 영향력을 보다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도구와 접근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영향력”이란 어떤 논문이 학계에 끼친 영향을 인용 횟수나 임팩트 팩터를 통해 측정하는 방법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데이터, 소프트웨어 등 꼭 논문에 국한되지 않은 다른 산출물이나 보다 넓은 범위의 사회, 경제, 정책이나 실무에 미친 영향력까지도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알트메트릭 분야에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알트메트릭 닷컴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 연구분야는 생명정보였는데, 랩에서 연구와 소프트웨어 개발이 함께 이루어지곤 하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이 소프트웨어를 만든다면 그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이럴 때는 소프트웨어의 스크린샷 화면이라든지 간략한 소개, URL 주소 등을 첨부한 서식을 작성해야 하지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이 서식을 자신의 연구에 인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선 제가 보기에는 그리 좋은 방법 같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인용은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얼마나 사용되었는가 하는 한 가지 영향력만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공공분야나 실무의 성격을 띤 연구의 영향력을 폄하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명을 구조하고, 다리를 건설하는 등 연구를 실무에 반영하느라 바쁜 사람들 역시 중요한 독자들인데, 이들은 논문을 쓰거나 연구를 인용하지 않으니까요.
다른 알트메트릭 회사에 비해 선생님의 회사가 독특한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약간 ‘너드’ 같은 구석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그러니까, 우리는 데이터 과학 회사이며 직원들 대부분이 학계 아니면 학술 출판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는 점 때문에 말입니다.
우리가 집중하는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데이터가 최상의 상태일 수 있도록 감사를 게을리하지 않고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유지하는 것. 둘째, 데이터가 최대한 유용하고 접근 가능할 수 있도록 사용자 경험에 주의를 기울일 것. 단순함과 미묘한 뉘앙스 사이에서 까다롭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지요. 사람들에게 데이터의 홍수를 쏟아내선 안 되지만, 지나친 단순성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 수도 있으니까요.
알트메트릭이 학술 활동에서 실제로 차지하는 위상은 어느 정도입니까? DOI(Digital Object Identifier: 디지털 객체 식별자)가 없는 논문도 추적할 수 있나요?
예, 우리가 추적하는 논문에도 안정적인 식별자가 필요합니다만 이는 PubMed ID나 arXiv ID가 될 수도 있고, 경제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각각 RePEC 식별자나 SSRN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핸들시스템(Handle System)에 등록된 데이터를 발행하는 기관 아카이브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식별자가 필요한 이유는 모호성 해소 때문입니다. 온라인 상의 학술적 산출물은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사이트에 퍼져 있습니다. 생의학 논문 한 편이 있다면 PubMed에 초록이, PubMed Central 에는 전문이, 출판사 사이트에는 초록, PDF, 그리고 HTML 형태의 전문이 수록되어 있을 것이고, 또 저자의 소속기관 아카이브에도 올라와 있겠지요.
그러나 독자들은 이 다양한 버전들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세부 사항을 알고 싶어합니다. 이 때문에 이 논문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식별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The Altmetric for Institution application allows monitoring and reporting on the reach and impact of research that is limited by traditional citation metrics.
알트메트릭이 아닌 기존의 메트릭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메트릭을 사용하는 맥락입니다. 광범위한 의미의 영향력을 살펴본다는 것은,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광범위하게 인식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독자, 또는 대학의 행정직원이라면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발견을 위해 알트메트릭스를 사용하겠지요. 예를 들어 폐암을 주제로 한 논문 중 어떤 것이 미디어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는지, 대학의 화학과가 환경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고 싶다면 온라인상의 반응 중 긍정적인 것 외에도 비판적 반응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메트릭들과 마찬가지로 알트메트릭스 역시 전체적인 조망보다는 일부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결합해 좀더 균형 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지요. 알트메트릭을 통해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십시오.
우리는 무척 보수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데 현 단계에서는 이쯤이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알트메트릭의 의미, 알트메트릭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 우연에 의해 편견이 개입하는가의 여부, 학술문헌에 대한 온라인상의 행위가 전공분야에 따라 갖는 차이점 등을 여러 연구 단체에서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프로젝트들을 통해 더욱 심도 깊은 이해가 수반되기 전까지는 알트메트릭은 지표로 사용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즉 특정 논문의 알트메트릭 지수가 높다는 것은 이 논문에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지표이며, 더 깊이 파헤치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또 하나 유의해야 할 점은, 알트메트릭은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관심을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2011년 중반 이전에 나온 오래된 논문의 경우에는 트위터 상의 관심을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 시점에는 우리가 추적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최근, 2014년 4월 알트메트릭은 중국의 마이크로블로깅 사이트인 <웨이보>에 언급된 학술논문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으며, 이 데이터는 곧 기존의 알트메트릭 도구에 결합될 예정이지요. 알트메트릭에서 이런 시도를 한 이유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예, <웨이보>는 이제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다른 SNS 와 마찬가지로 알트메트릭 서비스에 결합될 것입니다.
영국의 연구자, 또는 영국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의해 밝혀진 사실관계가 브라질이나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서구에서 시작된 유명한 소셜 미디어를 사용했지만, 다른 국가에서도 이 서비스가 널리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런 소셜 미디어 중 몇 가지는 중국 내에서는 아예 막혀 있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을 바꾸는 것이 우리의 우선순위였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5억명 이상의 사용자가 하루에 1억 건 이상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는 엄청난 데이터의 보고인 <웨이보>를 결합하는 것이 그 첫 번째 시도입니다. .
어떤 사람들은 알트메트릭스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전통적인 피어리뷰 저널 위주의 결과물에서 벗어남으로써 학계의 “서부개척시대”를 야기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인데요, 여기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검토, 평가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좋지만, 알트메트릭스가 전통적 피어 리뷰를 위협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arXiv 등의 알트메트릭스를 살펴보면, 검토자들이 놓칠 수 있는 포인트를 짚어주어서 결국 피어 리뷰를 보다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 “서부개척시대”라는 비유가 마음에 듭니다. 긍정적인 의미로요. 온라인을 통해 과학 분야에는 더 큰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고, 연구자들은 자신의 작업들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지 과감하게 탐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This interview was conducted by Alagi Pa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