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었던 거죠. 한두 달 전, 몇 가지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할 때였습니다. 제가 일 년 넘게,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새로운 일이나 추가 일을 피해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추가 업무를 요청 받는 많은 여성과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이 자주 듣는 조언이 있습니다. "거절하는 법을 익히세요". 경력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연초에 자신의 활동 가능 범위를 명확히 설정합니다. 얼마나 많은 위원회에 속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논문을 검토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회의에 참석할 것인지 등에 대한 제한을 설정한 다음 그 이후에는 거절하세요.
저 역시 다른 사람 같았으면 경력 인정에 도움도 안 되는 일이라고 하지 않았을 그런 “추가적” 업무들을 너무나도 많이 했었습니다. 심포지엄을 조직하거나 연구실 투어 제공 등과 같은 일말이죠. 임신을 했을 때, 아이를 낳으면 추가 업무는 줄어야겠다고 계획한 적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계획을 세웠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거절은 정말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그 때에는 단순히 가정 생활이 저의 최우선 순위였기에 매일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의 정도와 범위를 파악하고, 그만큼만을 처리했습니다. 제가 출산 후 복귀하여 보낸 첫 해의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루의 업무 시간은 꽤 짧았습니다. 아침이 되면 제 파트너가 아이를 탁아소에 맡기러 가고, 그렇게 주어진 혼자만의 짧은 시간 동안 집에서 처리해야 하는 일을 마무리하고, 아침 늦게 연구실로 출근했습니다. 하루 종일 모유를 짜야 했고, 30분씩 하루에 세 번을 준비하다 점차 하루의 두 번으로 줄여갔습니다. 지금도 하루에 한 번은 여전히 모유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붐비는 시간 전에 퇴근하여 아기 잘 시간 전까지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아이와의 소소한 시간을 갖고 싶어 했습니다. 항상 저녁에 일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몸은 너무 피곤했고,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라도 해야 할 급한 업무는 없었기에 이메일에 답장하는 것 외에는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일자리를 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니 한 해 중 상당 기간 동안 하루 5시간 정도를 집중해서 일했습니다.
물론 저는 그 몇 시간 동안 매우 효율적으로 일했지만, 업무에서 꼭 필요한 일만 했습니다. 계획한 실험을 진행했고, 실험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동료들을 돕기도 했으며, 논문도 썼습니다.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지만, 가장 관련성이 높은 연구 또는 전문성 개발 세미나에만 참석했습니다. 제가 했던 유일한 ‘추가’업무는 세미나 패널들을 케어하고, 출산휴가를 떠나기 전에 시작했던 경력 개발 그룹을 다시 활성화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업무들은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일이었습니다. 연구자금을 위한 지원서는 쓰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연구 라인도 시작하지 않았고 새로운 집단이나 위원회에 가입하지도 않았습니다.
아기가 어렸을 때, 임신 중에 신청했던 두 번의 학회에 참석했었습니다(물론, 그 때마다 제 파트너나 어머니가 아이를 돌보아 주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 개최되는 학회는 등록하지 않았고 그런 결정에 조금의 후회도 없었습니다.
일 년 후 정확히 무엇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상황이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아기와 함께 있는 일이 더 일상적이 되었지만, 의식적으로 이를 생각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동시에 몇 가지 매력적인 기회가 생겼습니다. 제가 놓치고 싶지 않은 펀딩 기회를 얻게 된 것입니다. 이 중 일부는 전문성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들로 제 시간을 할애할 만큼 충분히 중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현재 저는 예전보다 조금은 더 길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저녁 근무를 포함해서 업무 시간은 평균 8시간을 넘지는 않습니다. 모유 준비 시간을 조금 줄이고, 대신 몇 가지 추가 업무를 처리하는 거니까요. 기분은? 매우 좋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제 시간 중 불필요한 일들을 정리했고 – 체중 감량을 하듯이 – 이런 제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은 여러 PI들과 좀 더 가깝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적이 있어 조금 아쉬웠던 적은 있었지만, 그때는 제 파트너가 일정 상 도저히 도와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일을 포함하더라도 저는 일 년 내내 업무와 관련하여 죄책감이 든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가 스스로의 우선 순위와 일치했던 제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자세를 가지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압니다. 중요한 점은 제 사고방식이 출산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게 일은 항상 '일'일 뿐이었기에, 제 삶의 우선순위가 변동되지 않았고, 그런 우선순위들을 균형 있게 재조정하는 법을 배운 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추가 업무에 대해 "아니요"라고 말하는 기간을 가지는 게 여러분 삶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실까요?
이 글은 블로그 '젊은 여성으로서의 과학자의 초상 (A Portrait of the Scientist as a Young Woman, (해당 포스트)에 게시되었으며, 허가를 받고 다시 발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