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에 대한 압박은 젊은 연구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박사후연구원으로서 학계에서 신뢰도를 다지기 위해서는 본인의 이름으로 최소한 몇 편의 논문을 출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대부분의 젊은 학자들에게는 출판용 논문을 쓰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연구 문제를 생각해내기도 벅찬 것이 현실입니다.
박사를 마치고 최대한 빨리 논문 출판을 시작할 수 있으려면 박사 연구 동안에 수집한 자료를 재검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석사 학위 논문과는 다르게, 박사 학위 논문에는 심층 연구가 필요하므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논문을 쓰는 데 수개월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 자료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위 논문을 하나 이상의 저널 논문으로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는 첫 출판을 향한 가장 쉽고도 논리적인 단계이기도 하지만, 완성된 학위 논문을 저널 논문으로 투고하게 되면 다른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경력 강화, 개인적인 만족, 자신의 연구분야 확장을 통한 학계에 더 주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미 학위 논문으로 출판된 적 있는 논문을 저널에서 받아주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저자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이를 자기표절이나 중복 제출이라고 간주하여 저작권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분야와 사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학위 논문으로 출판되었던 논문을 출판하는 것을 저널에서 거부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대부분 편집자가 학위 논문을 수락하는 주된 이유는 학위 논문이 보통 대학 출판사에서 내부 배포용으로 아주 적은 부수만 발행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유포 범위가 넓지 않기 때문에 학술저널에 논문을 출판함으로써 연구를 학술 공동체에 널리 알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학위 논문이 학술 출판사에서 출판되어 온라인에 공개된 경우는 예외적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학위 논문을 출판하기 전에 저널 논문부터 출판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학위 논문이 이미 학술 출판사에서 출판된 이후라면 논문 제출 전에 저널 편집자에게 문의하여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저작권을 저널에 양도해야 하는 저널 논문과는 달리, 학위 논문은 보통 저자에게 저작권이 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논문의 내용을 재사용하는 것은 저자의 자유이기 때문에, 저작권 분쟁이 일어날 일은 없는 것입니다. 물론 학위 논문에 저작권 페이지를 추가하고, 저작권 등록을 해 놓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학위 논문과 저널 논문은 전반적인 연구 방식이나 형식에 있어 완전히 다른 종류의 논문이기 때문에, 학위 논문을 저널에 출판하려면 논문을 개선하여 다시 집필해야 합니다. 저널 논문이 학위 논문의 한 부분을 발췌한 것을 기초로 쓰이는 경우도 많고, 한 학위 논문의 여러 장에 기초하여 여러 저널 논문을 출판하기도 합니다. 저널 논문은 피어 리뷰를 통해 추가 수정을 거치게 되며 이를 통해 학위 논문과는 상당한 차이가 생기게 되므로 중복 제출 문제는 이 단계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널 논문에 학위 논문을 인용하고, 본문을 글자 그대로 따올 때는 블록 인용을 인용하여 자기 표절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널 논문이 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쓰였음을 제출 시에 편집자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학위 논문이 언제 어디서 출판되었는지 제시하고, 필요하다면 사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음을 알려야 합니다. 저자가 미처 알지 못한 곳에서 윤리적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편집자와 항상 정직하게 소통해서 편집자의 적절한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학위 논문을 실제로 하나 이상의 저널 논문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학위 논문을 저널 논문으로 바꿔 쓰는 데 관해 더 궁금한 점은 여기에서 질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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