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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STM 저널 국제화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

허선 | 2015년7월13일 | 조회수 17,865
시리즈 기사 글로벌 사이언스
한국의 STM 저널 국제화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연구개발 예산의 지속적인 증가

 한국은 총 연구개발(R&D) 예산으로는 세계 5위권에 속하는 국가입니다. 뿐만 아니라 OECD 국가들 중에서는 연구개발 예산의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2015년 한국 정부는 연구개발에 17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과학/공학/의학 (STM) 연구는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Web of Science에 수록된 한국 논문은 2014년 53,593건에 달해 국가 랭킹 11위를 차지했습니다. 일 년에 한국에서 출판되는 STM분야 논문은 100,000건으로 추산되며, 그 중 절반이 Web of Science에 수록되는 국제 저널에 출판된 논문, 나머지 절반이 SCIE에 등재되지 않은 저널에 출판된 논문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내 저널 중 SCIE 등재 저널은 108개에 불과합니다. 한국의 연구자들은 국내 STM 저널이 평가 절하된다고 보고 있는 입장입니다.  

오픈액세스 도입의 증가

한국에서 STM 저널의 대다수가 비영리 학술단체 및 기관에서 출판됩니다. Elsevier, Wiley-Blackwell, Springer 등 상업 출판사에서 출판되는 STM 저널은 8%에 불과합니다. 저널의 수입원은 다양한데, 학회 지원, 국가 지원, 저자의 논문게재 수수료, 그리고 광고수입으로, 이는 오픈액세스 저널로 전환하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또, 이 저널들은 무료로 접근할 수 있기에, 편집자들이 저널을 크리에이티브커먼스 라이선스를 따르는 오픈액세스 저널로 전환하기가 쉽습니다.  

주요 출판 언어로서의 영어 수용

오픈액세스 정책 외에 국제화를 위한 노력으로는 영문으로 논문을 출판하는 전략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는 특히 의학 분야에 있어서 그러합니다. 2005년에는 영문 의학 저널이 12개에 불과했지만, 2008년 PubMed Central(PMC) 게재를 위한 JATS XML 파일이 개발된 이래 주요 의학저널들이 영문만을 사용하는 저널로 전환을 시작했습니다. 2015년 현재 영문 의학 저널은 100개가 넘습니다. PMC/PubMed 저널이 영문을 사용하게 된 주된 이유는 PMC가 PMC 저널을 PubMed XML 파일 형식으로 PubMed에 내보내게 된 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의학 분야 편집자들이라면 의학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는 가장 중요한 플랫폼이 PubMed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널 출판에 대한 정부 지원

놀랍게도 모든 STM 저널이 2014년부터 DOI 식별번호를 갖게 되었습니다. 정부 시책에 따라 DOI 식별번호를 가진 STM 저널만을 지원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DOI가 없는 저널은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KOFST)의 지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저널 시장에서 DOI는 STM저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 도구입니다. 따라서 STM 저널은 인터넷을 통해 세계의 연구자들에게 더 많이 노출될 기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나아가 KOFST는 JATS XML 기반의 무료 또는 오픈액세스 문헌 데이터베이스인 ScienceCentral이라는 국제 수준의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이는 의학 분야에서의 PubMed Central과 같은 데이터베이스로 모든 언어로 된 STM분야 저널을 수록합니다. KOFST는 논문 전문을 JATS XML 파일로 제작할 수 있을 만큼의 지원금을 제공했기에 각 저널의 편집자가 논문을 ScienceCentral에 수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cienceCentral은 모든 논문에 대해 구글 번역 기능을 제공하고 있기에, 어떤 언어로 쓰여진 논문이든 더 많은 연구자들에게 노출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구글 번역기의 성능은 아직 부족하지만, 언어학적으로 유사한 두 언어 사이에서의 번역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을 보입니다. 예를 들면 한국어-일본어 번역이나, 영어-프랑스어 번역의 경우에는 이해할 만 한 번역 결과물이 나옵니다. JATS XML 파일의 논문은 PubReader나 epub 3.0 포맷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접속할 수도 있습니다.  

비영리 기관을 통한 편집자 트레이닝

STM 분야 저널 편집은 대부분 연구자나 대학교 교원들이 파트타임으로 자원봉사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며, 전문 원고 편집자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한국과학편집인협의회(KCSE)에서는 2011년 전문 원고 편집자 과정을 만들었고 2015년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발전 덕분에 STM 저널의 스타일과 포맷 면에서도 경쟁력이 생길 전망입니다.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KAMJE)가 설립된 것이 1996년, KCSE가 설립된 것이 2011년입니다. 이 비영리 기관들은 European Association of Science Editors, Council of Science Editors, CrossRef, Association of Learned and Professional Society Publishers, American Medical Writers Association 등과 같은 국제 편집자 회의를 조직해 편집자에게 도움이 되는 최신 편집, 출판 정보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또, 세계적으로 일류에 속하는 편집자, 출판 윤리 전문가, CrossRef 스태프 등의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아 편집자 교육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저널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편집자 트레이닝이 필수입니다. 모든 편집자가 무보수로 봉사하는 만큼, 이들이 국제 편집자 회의에 참여하고 편집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를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이 두 기관이 제공하는 트레이닝은 편집자 교육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STM저널 및 논문의 국제화는 연구개발 예산의 지속적인 증가, 오픈액세스 정책 수용에 대한 개방성, 영어에 대한 빠른 수용력, 편집과 출판의 최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편집자 회의의 조직, 저널 출판에 대한 정부 지원, 그리고 저널 편집자 트레이닝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한국 STM저널의 성장을 이끄는 힘은 저널에 대한 편집자의 헌신에서 나옵니다. 한국의 STM 저널 출판 모델은 독특하면서도 한편으로 전 세계 학술 저널에 좋은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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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학술 출판 단체가 겪는 어려움 - 허 선 박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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