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학술출판사 중 하나인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이 사설을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앞으로 네이처 저자들은 시범적으로 기존의 피어 리뷰 방식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2015년 3월부터 <네이처>, 그리고 네이처의 월간 저널들에 논문을 발표하는 저자들은 투고 시 더블 블라인드 리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싱글 블라인드 리뷰 역시 앞으로도 선택 가능합니다.
과거에 <네이처>는 가장 투명한 피어 리뷰 방식으로 선호되었던 오픈 피어리뷰를 시범적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러나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던 관심과는 달리, 실제로 오픈 피어리뷰를 선택하는 비율은 저자와 리뷰어 양쪽 모두 낮았습니다. <네이처>의 표현에 따르면, “오픈 피어리뷰에 대한 관심은 여러 저널에서 이를 수행하고 있는 바와 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더블 블라인드 리뷰에 대한 의견 역시 활발합니다.” 네이처의 더블 블라인드 리뷰 채택 결정은 2009년 수행된, 피어 리뷰에 대해 다양한 학제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대규모 국제 설문조사에 기반한 것으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76퍼센트가 더블 블라인드 리뷰를 효율적인 피어리뷰 시스템으로 생각한다는 점이 나타났습니다. 더블 블라인드 리뷰를 선호하는 응답자들은 이를 통해 젠더, 연차, 명성, 소속기관 등으로 인해 생기는 개인적인 편향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네이처의 이번 결정을 뒷받침하는 것은 2013년 6월부터 <네이처 지구과학>과 <네이처 기후변화>에서 이루어진 더블 블라인드 리뷰 시범운영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더블 블라인드 리뷰 옵션을 선택한 저자들은 적었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또한, 네이처가 젊은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인터뷰 역시 커리어 초기의 연구자들은 리뷰어에게 자신의 신원을 숨길 수 있는 선택지를 원한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에 속한 다른 연구 저널들 역시 더블 블라인드 리뷰 선택지를 채택하게 된 것입니다. 네이처의 오픈액세스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더블 블라인드 리뷰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업계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피어리뷰 편향성을 없앨 수 있는 긍정적인 시도라고 평가하는 가운데, 더블 블라인드 리뷰 시스템이 저자의 신원파악이 쉬운 특수분야에서는 그리 효율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또, 일부 평론가들은 더블 블라인드 리뷰를 옵션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이러한 형태의 피어 리뷰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정확히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의 저자/리뷰어 서비스 담당자 베로니크 키어머(Veronique Kiermer) 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피어리뷰와 같이 다중의 이해관계 충돌을 특징으로 하는 절차에 대한 완벽한 해법은 없지만, 피어 리뷰는 과학 출판의 핵심적인 절차이기에 우리는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네이처의 편집자들은 피어리뷰에서 나타날 수 있는 편향을 없애는 방법을 찾으려 애써 왔으며, 앞으로도 이를 위한 실험을 꾸준히 지속할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