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팬데믹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삶이 점차 재개되는 한 해였습니다. 실험실 작업, 현장 작업 및 대면 회의와 행사 등이 속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류의 신종 코로나19 변종 박멸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었고, 우리는 희망속에서 전진해왔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우크라이나에서 사실상 전면전이 발발하면서,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전 세계 팬데믹 여파에 설상가상으로 격변의 상황까지 덮치게 되자, 공급망 중단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초래되었고, 기술 산업계의 정리해고로 인해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았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후 변화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홍수를 야기하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우리가 향후 닥칠 팬데믹에 더욱 잘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걸 감안할 때, 전 세계 공중 보건에 대한 낙관론은 높아집니다. 전 세계는 전쟁과 분쟁의 피해를 받는 연구자를 포함한 시민들을 지원하려고 한마음으로 뭉치고 있습니다. 여러 국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책 및 프레임워크의 변화는 혁신의 과학의 개방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제 27차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가 개최된 해이기도 합니다.
전염병, 전쟁, 기후 변화 같은 위기 상황은 학술 출판업계를 뒤흔들며, 오픈 사이언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022년 학술 출판에 영향을 미친 주요 사건을 살펴봅시다.
1.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2022년 2월 24일에 러시아 연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본격적인 전쟁이 발발했고, 현재도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전쟁은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의 연구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연구 인프라와 실험실, 알려지지 않은 양의 연구 샘플, 데이터, 기록 보관소 등이 파괴되거나 심하게 훼손되었습니다.
Council for At-Risk Academics 및 #ScienceForUkraine 등과 같이 조직 및 개인 연구자들이 우크라이나 연구자를 지원하기 위해 나서고 있습니다. EU 연구 위원회는 파괴된 연구 인프라를 복원시키고, 지속적인 연구 지원을 위해 해당 국가에 잔류해 있는 과학자를 지원하는 이니셔티브를 계획 중입니다.
많은 학술 출판사는 군사적 침략을 비판하며, 러시아와의 상업적 관계를 중단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저널이 러시아 출신 연구자의 연구물 게시에 대한 보이콧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출판 윤리 위원회 지침에 따라, 저자의 국적에 따라 편집자의 결정이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은
출판사들은 리소스에 대한 무료 액세스 권한을 부여하여, 우크라이나 연구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엘스비어 헬스의 임상 지원 도구 및 의학 교육 플랫폼(ClinicalKey®, Complete Anatomy, Osmosis) 및 클래리베이트의 Ex Libris RapidILL 상호 대차 시스템 등이 그 예입니다. 유럽 이니셔티브 우크라이나 편집 지원 (SUES)은 우크라이나에서 학술 커뮤니케이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오픈 액세스 저널 디렉토리 포함, 운영을 위한 재정적 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2. 대면 행사 재개
대면 행사의 부활은 2022년의 행복한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코로나 19 백신의 광범위한 보급과 여행 규제 완화로 올해는 수많은 조직과 기관에서 대면 행사를 재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학계와 출판 분야 행사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제 9회 국제 피어 리뷰 회의 및 SSP(Society for Scholarly Publishing) 제44차 연례 회의였습니다. 전자는 학술 출판 업계 관계자들을 모아 저널 출판 업무 흐름, 출판 윤리, 연구 및 피어 리뷰의 모범 사례를 논의했습니다. SSP 컨퍼런스는 더욱 연결이 강화된 학술 커뮤니티 구축을 주제로 디지털 출판, 인공 지능(AI), 오픈 사이언스 및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 등을 다루었습니다. 도서전과 박람회도 재개되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도 3년 만에 귀환하였습니다.
국제 대면 회의는 고가의 출장 비용과 높은 탄소 발자국 같은 문제가 있지만, 대면 상호 작용, 비언어적 소통 및 감각적 경험 등의 ‘유쾌한’ 효과는 더 나은 참여를 이끌어내며, 대체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3. 오픈 사이언스 추진
3.1 오픈 액세스 및 플랜 S
오픈 액세스(Open Access, OA)라는 용어는 “'오픈'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기보다 단순히 '액세스'를 언급할 만큼 장기간 사용되었습니다”. 오픈 액세스 논문의 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오픈 액세스를 기본값으로 설정하는 것은 아직 먼 일입니다. 플랜 S는 학술 출판물에 대한 즉각적인 무료 온라인 액세스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학술 출판 시스템이 전환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플랜 S에 소속된 기관으로부터 연구 자금을 지원 받는 연구자는 오픈 액세스 저널 또는 플랫폼에 논문을 출판하고, 오픈 액세스 저장소에 해당 출판물이 접근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목표는 2024년 말까지 모든 저널이 오픈 액세스화되는 것입니다.
오픈 액세스 전문가 샐리 룸세이의 말을 인용하면, "2022년에 예외적인 사실은 사람들이 유료화 장벽과 재사용 규제와 같은 장벽으로 지식과 연구 결과에 접근할 수 없을 때입니다."
온라인에서 연구 논문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 액세스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고 저널, 플랫폼 및 리포지토리를 혁신해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3.2 미국 및 영국의 오픈 액세스 정책 변화
올해 8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은 미국에서 연방정부가 자금을 지원한 연구 결과에 대해 모든 이가 즉시 무료로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정책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 정부가 세계 최대의 연구 자금 제공자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학술 출판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영국에서는 2022년 4월 1일자로 UK 연구 혁신(UKRI) 기금에서 발생되는 연구 논문이 UKRI의 OA 정책을 준수해야 하며, 2024년 1월 1일부터 UKRI 자금을 지원받은 단행본, 책의 챕터, 편집 컬렉션도 오픈 액세스 형태로 발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UKRI는 연구 논문 출판 시스템 및 리포지토리에 대한 요청 사항을 단계적으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보적 정책은 오픈 액세스로의 전환에서 매우 중요하며, 모든 이에게 즉각적이고 자유로운 지식 전파를 예고합니다.
3.3 2022년 오픈 액세스 주간: 기후 정의를 위한 오픈 액세스
올해 오픈액세스 주간은 ‘기후 정의를 위한 오픈 액세스’라는 주제를 통해, 진행 중인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경계를 넘어 신속한 지식의 공유가 필요한다는 인식을 재고하는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COP27 개최 일주일 전에 열린 주간 행사에서 팟캐스트 시리즈, 기사, 자료 모음집, 다양한 프레젠테이션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후 연구를 위한 개방성을 기본으로 하는 국내외적 조치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를 마련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4. 위키피디아–학술 출판사 파트너십
SAGE 및 와일리를 비롯한 출판사들은 위키피디아 편집자가 저널에서 즉시, 무료로 전체 텍스트 대한 액세스를 제공하기 위해 위키피디아 라이브러리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파트너십은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한 정보의 정확성이 높아짐을 의미합니다. 다른 출판사들이 이를 따를 경우, 저널과 논문의 가시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위키피디아가 신뢰하기 어려운 정보원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는데 이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학술 연구에 대한 일반인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중대한 움직임입니다.
5. 클래리베이트, 임팩트 팩터 보고 방식 변경
올해 7월 클래리베이트는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 및 SSCI(Social Science Citation Index)뿐 아니라,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 및 다분야 ESCI(Emerging Sources Citation Index)의 저널을 포함하는 저널 임팩트 팩터(JIF) 확장을 발표했습니다. 따라서, 2023년 저널 인용 보고서(JCR)에서 모든 웹오브사이언스 핵심 컬렉션(Web of Science Core Collection™) 저널은 JIF를 받게 됩니다. 이를 통해 신규 런칭한 저널, 틈새 또는 지역 차원의 저널, 남반구 저개발 국가의 저널에 공정하고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향후 전망
오늘날 오픈 사이언스 및 오픈 액세스(OA)로 향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이해관계자와 정부 간의 파트너십 강화는 오픈 사이언스 발전을 위한 가속도를 유지하는 데 핵심이 될 것입니다. 또한, 출판사들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에 따라,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과학 및 출판업계는 전쟁의 피해를 입은 연구자들을 지원하고, 학술 자원에 대한 자유롭고 무제한적 접근성을 유지하고자 계속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의 제거가 특히 중요하며, 위키피디아와 학술 출판사의 파트너십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훌륭한 발걸음입니다.
출판사들이 시대의 변화에 직면하여 연구자들의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어떻게 그 상황에 대처하고 적응했는지 보는 것은 감동적인 일입니다. 2023년, 더 많은 승리를 위해 건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