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액세스 주간을 맞아 오픈 사이언스라는 개념을 둘러싼 중요한 측면들에 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이 인터뷰에서는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유럽의 개발도상국과 과도기 국가들의 도서관 확충을 위해 일하고 있는 비영리 기관 Electronic Information for Libraries (EIFL)의 매니저 Iryna Kuchma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현재 Iryna는 연구 결과에 대한 오픈 액세스를 돕기 위해 오픈 액세스 정책을 개발하고 설치하려는 기관들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데, 오픈 액세스 리포지터리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개설하고 상호 연결을 도우며 오픈 액세스에 관련된 워크숍이나 지식 공유 행사들을 주최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오픈”이라는 개념의 실질적 이행, 특히 Horizon 2020의 펀딩을 받는 프로젝트들에 적용될 수 있도록 확실히 지원하는 것이 Iryna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Iryna는 1000여 개의 오픈 액세스 리포지터리와 4000여 개의 오픈 액세스 저널, EIFL 파트너 국가들에 120여 개의 오픈 액세스 정책을 성공적으로 수립하였으며, FOSTER 와 OpenAIRE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을 뿐 아니라 Directory of Open Access Journals 자문단과 DSpace 사회 자문팀, 그리고 NDLTD (Networked Digital Library of Theses and Dissertations)의 이사회 임원이기도 합니다. 2013년에는 “개발 중이거나 부상하는 국가들의 오픈 액세스 학술 출판 발전에 대한 노력”을 인정받아 Electronic Publishing Trust (EPT) for Development 상을 받았습니다. Iryna는 우크라이나의 국립 대학인 ‘Kyiv-Mohyla Academy’에서 문화연구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이 대화에서 Iryna는 오늘날 오픈 액세스의 현주소는 어떤지, 또 열린 과학의 미래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였으며, “오픈”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집중이 필요한 부분과 더불어 개발 중인 국가들이 겪는 오픈 액세스에 대한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논의하였습니다. 또, 연구에 적합하며 적법한 오픈 액세스 저널을 선택해야 하는 연구자들을 위한 유용한 조언도 공유합니다.
EIFL의 사명과 이념에 대해 좀 더 알려주세요
EIFL 은 개발도상국이 교육, 학습, 연구, 그리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 개발에 접근할 수 있도록 40여 개국의 3300개가 넘는 도서관과 협력하고 있는 비영리 조직입니다. 우리의 이념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성취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EIFL이 “개발 도상국과 과도기 국가들의 지식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교육의 혁신을 가져왔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의사소통하며 학습하는 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아직도 전자 학술 콘텐츠가 요구하는 높은 구독료 때문에, 또는 정보를 열람, 사용 및 공유하는 데 법적인 장애물이 있거나 기술 자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이유 등으로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EIFL의 활동 목적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상업 전자 자료에 대한 열람권, 구독료 가격을 협상하는 라이선싱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작권 및 도서관 프로그램에서는 공정한 국내·외 저작권 시스템을 통해 지식 접근성을 보호하고 장려하고 있습니다. 우리 오픈 액세스 프로그램은 지식의 공유를 촉진하며, 공공 도서관 혁신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공공 도서관이 사람들의 삶과 생계를 돕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도입하도록 장려하여 공동체 개발을 돕고 있습니다.
해당 국가들에서 오픈 액세스 출판이 겪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인가요?
혼란, 오해, 이행의 복잡성 (그린,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오픈 액세스), 기관과 국가 차원의 신뢰 및 의지 부족, 그리고 디지털 기술의 부족 등입니다. 또다른 어려움은 고가에다 외국 통화로 지급해야만 하는 논문 처리 비용(APC) 입니다.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아직 ICT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국가들도 많고 영어 사용이 지배적이고 선호되는 연구 세계에서 언어 장벽 또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EIFL-OA (EIFL의 오픈 액세스 프로그램)을 10년간 관리하고 계시고, FOSTER 프로젝트에도 참여하셨습니다. 이런 여정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점이 있나요?
EIFL은 16년 전 “오픈 액세스”라는 용어를 만든 부다페스트 오픈 액세스 이니셔티브 (BOAI)의 최초 서명기관 중 하나로, 우리는 BOAI의 이념 아래, BOAI의 지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케냐, 라오스, 말라위, 미얀마, 나이지리아, 팔레스타인, 세네갈, 우간다, 짐바브웨 외에도 많은 나라에서 최초의 오픈 액세스 워크숍을 진행했던 것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우리 네트워크가 도울 수 있었던 많은 저널, 리포지터리, 정책들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정말 보람찹니다. 최근 주요 프로젝트 중에는 오픈 액세스 정책과 리포지터리를 이용한 향상된 오픈 액세스 출판을 통한 세르비아 연구 가시성 증대와 동아프리카 연구 개방 등이 있습니다.
2009년 EIFL은 다른 조직들과 함께 국제 오픈 액세스 리포지터리 연합 (COAR)을 설립하여 오픈 액세스 디지털 리포지터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국제 지식 공공재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EIFL은 또 유럽 프로젝트인 FOSTER (Fostering the practical implementation of open science)와 OpenAIRE (Open Access Infrastructure for Research in Europe)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화가 변하고 유럽이 오픈 액세스 운동의 선두에 서는 모습을 보는 것이 뿌듯합니다.
최근 몇 년간 OA의 발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오픈 액세스 개념이 어떻게 자리를 잡으리라 생각하시나요? 구체적으로는 오픈 액세스 출판이 어떤 궤도로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연구의 범세계적 참여를 장려하고 교육과 과학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며 경제, 사회적 진보를 촉진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오픈 사이언스가 중요한 개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카트만두 공항의 입국 심사관에게서 Directory of Open Access Journals(DOAJ) – 양질의 피어 리뷰 오픈 액세스 저널들이 색인 되어 있는 공동체 관리형 온라인 디렉토리 – 와 Nepal Journals Online – 출판된 네팔 연구를 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 – 에 관한 질문을 받고 아주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미 이룬 것도 많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오픈 액세스가 주류가 되고 학술 커뮤니케이션의 표준이 되며 연구자들의 연구 진행 과정에 자연스럽게 내장되어 대부분 연구 결과가 오픈 액세스로 열람이 가능해질 때, 그리고 학위를 제공하는 모든 고등 교육 기관과 모든 연구비 지원 기관이 오픈 액세스 정책을 구비하고 있는 날이 진정한 성공의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정부, 연구비 지원 기관, 대학교, 출판사, 연구 및 교육 기관 등 많은 주요 기관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 필요합니다.
또,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의 참여 또한 더 많이 필요합니다. 남미에서 오픈 액세스 출판이 많은 성공을 거두었는데,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에서도 이런 성공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
Open Government Partnership Initiatives, open data, free and open source, open innovation, 그리고 Open Educational Resources (OERs) 등 오픈 액세스 운동 내에서도 더 많은 협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환자 집단과 보건 운동, 의생명 산업을 비롯해 연구와 개발을 위한 텍스트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다양한 회사들과의 협업도 기대합니다.
저는 협업이 여기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지역에서 성공적인 오픈 액세스 출판은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기반 이니셔티브로, 매각될 수 없는 공공재이자 공공 영역이 지원하고 관리하는 공공의 오픈 전자 기반시설을 이용하고 분산되어 있으며 상호 운용이 가능하며 APC가 존재하지 않는 형태입니다.
오늘날 오픈 액세스 조망에서 도서관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도서관들이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우리 네트워크 내부의 많은 기관 중 새로운 오픈 액세스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가장 혁신적인 기관이 바로 도서관들입니다. 도서관은 오픈 액세스 정책을 만들고 출판물과 연구 데이터를 위한 오픈 액세스 리포지터리를 개설 및 관리하고 오픈 액세스 저널과 책을 출판하여 OER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며, 연구 데이터 관리를 지원하고 오픈 사이언스를 위해 연구자들에게 교육을 제공합니다. 현재 도서관들이 헤쳐나가야 할 가장 어려운 과제는 디지털 연구 역량을 계발하고 공유 인프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출판 업계의 다양한 관계자들이 오늘날 받아들여야 할 열린 과학의 모범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출판사들은 모두 Guidelines for Transparency and Openness Promotion in Journal Policies and Practices에 나오는 여덟 가지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즉, 인용 기준, 데이터, 분석 방법 (코드), 그리고 연구 자료의 투명성, 연구 디자인과 연구분석 투명성, 연구 사전 등록, 분석 계획과 재현에 대한 사전 등록의 원칙입니다. 또, 연구 논문에 더 빠른 피드백을 받기 위해 출판 전 논문도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와 더불어 오픈 액세스 논문과 책을 출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연구 프로포절 및 프로토콜부터, 워크플로우, 데이터, 소프트웨어, 그리고 출판물까지 연구자들이 저작권을 보유하고 최대한 널리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공기관과 펀딩 기관들도 연구자들에게 열린 공유에 대한 보상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날은 말그대로 학술지와 출판사의 홍수입니다. 이토록 복잡한 출판 세계에서 연구자들이 가장 적합하고 믿을 수 있는 오픈 액세스 저널을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12,000개가 넘는 저널을 색인하고 있는 DOAJ 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고려하고 있는 저널의 질을 평가하는 데는 'Think. Check. Submit' 체크리스트를 이용해 보세요. 이 체크리스트에 있는 질문에 대한 답이 대부분 ‘그렇다’인 경우에만 논문을 제출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확실히 결정할 수 없다면 지도 교수님이나 상사에게 출판 옵션에 관해 조언을 구해 보세요. 여러분 분야의 학술 커뮤니케이션 발행에 전문성이 있는 도서관 사서나 동료들에게서도 유용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오픈 액세스 주간에서는 “열린 지식을 위한 공정한 기반 설계”에 관한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국제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인데요, 이 주제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구와 연구 커뮤니케이션을 둘러싼 관계자 각자가 어떻게 하면 그런 공정한 기반 설립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요?
오픈 액세스 주간 자문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올해 주제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우리가 개발하는 오픈 시스템이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전 세계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개발도상국의 연구자, 기관, 출판사들도 이런 논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들의 필요와 희망에 관해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선진국의 연구지원기관과 출판사들도 그들이 도입하는 정책들이 연구비를 지원받지 못해 APC를 지급할 수 없는 연구자들에게도 모두 적용되는 정책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저도 오픈 액세스 주간에서 이루어질 논의가 정말 기대됩니다.
EIFL의 향후 행보 중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EIFL에서 현재 집중하고 있는 곳은 네 가지 주요 분야입니다. 오픈 액세스 정책, 경력 고하를 막론한 연구자들을 위한 오픈 사이언스 교육, 지속 가능한 오픈 액세스 저널과 리포지터리, 그리고 OER입니다. 개발도상국에 오픈 액세스 정책을 더 확립해야 합니다. 경력 초반의 연구자 교육에 오픈 액세스, 오픈 데이터, 오픈 사이언스를 포함하도록 하여 “기본 전제로서의 오픈(open by default)”을 달성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현재 지속 가능한 오픈 액세스 출판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고 있으며 오픈 액세스 출판 플랫폼을 개선하는 방법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능과 기술을 통한 차세대 리포지터리의 개발도 장려 중입니다. 열린 교육은 아직 새로운 분야이지만, 오픈 액세스 운동과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또 진행하는 동안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오픈 사이언스에 대한 비전을 저희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Iryna님. 즐거운 오픈 액세스 주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