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운 좋게도 대학원생으로 학회에 참석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회에 참석하는 목적이 강연을 듣고 공짜 음식을 먹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으로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가끔 누군가는 인맥관리(networking)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꺼내기도 했죠. 인맥관리는 학계와 산업계에서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강화해 나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경력 초기 연구자들은 ‘학생으로 내가 어떻게 경험 많은 과학자와 대면할 수 있겠어’와 같은 일반적인 두려움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을 회피하려 합니다. 학회를 통해 성공적인 탐색을 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적극적으로 임하세요
학생으로서 선임 연구자에게 접근하는 일은 굉장한 도전입니다. 하지만 생각만 해도 겁이 난다 하더라도 자신을 몰아붙여 해내야 하는 일이죠. 저는 처음으로 용기를 내서 한 교수님께 그의 강연을 칭찬한 적이 있는데 그것을 계기로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때 교수님의 다정한 반응은 교수들도 그저 인간이라는 매우 분명하지만 잊고 있던 관점을 상기시켰습니다. 제 생각에 사람들이 많이 찾고 하지만 늘 바쁜 교수들과 괜찮은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단히 자기 자신을 소개한 뒤 자신의 포스터/강연에 초대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여러분은 교수의 시간을 빼앗지 않으면서 교수에게 여러분의 연구를 알릴 수 있습니다. 짧은 담소조차도 미래에 연구실을 방문할 기회를 열어줄 것이며 여러분이 낯선 사람에서 지인으로 바뀔 수 있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이름이 중요합니다
셰익스피어는 “이름이 무슨 소용인가…”라고 말할 때 몇 가지 예외 사항을 깜박하고 말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인맥관리 행사에서 이름을 아는 것은 필수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도움은 됩니다. 자기 분야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마주쳤는데 이들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해 인맥을 쌓을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면 참 아이러니할 것입니다. 저는 지도 교수님께서 자네도 이 분의 연구를 잘 알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어떤 연구자를 소개해주셨던 난처했던 상황이 기억납니다. 저는 분명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그분의 연구를 알고 있었으나 그분의 성만 알고 있었던 터라 그 당시 당황스럽게도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 저는 학회 전에 사전 준비를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잠재적으로 흥미 있는 강연자나 참석자의 이름을 조사하는 것이죠. 이런 작은 변화는 수많은 참석자 무리에서 저의 잠재적 목표 대상을 좁혀나가는 데 놀라우리만큼 효과적이었습니다.
포스터 세션: 주제를 기반으로 한 마법의 분류 모자
저는 포스터 세션이 매우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격의 없는 소통이 이루어지는 포스터 세션은 과학이 자유롭게 토론되는 곳이며 논문 뒤에 숨겨진 '무엇은 효과가 없었는가'와 같은 정보가 공개되는 곳입니다. 제 박사과정을 통틀어 결국 아마도 가장 중요했던 제안 중 하나도 저의 첫 번째 학회에서 포스터 방문자가 준 것이었습니다. 그 방문자는 제가 놓쳤던 제 실험의 중요한 결함을 지적해줌으로써 저를 미래의 재앙으로부터 구해줬습니다. 저는 그 방문자가 운 좋게 들르지 않았더라면 어떤 끔찍한 결과가 초래되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았으며 포스터 세션을 활용하여 제 주제에 관한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보통 관련 분야의 참석자들을 조사하고 이들의 이름과 포스터 번호, 함께 논의할 구체적인 질문들을 준비한 후 학회로 향했습니다. 여러분도 이같이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거의 모든 동료 연구자가 기꺼이 도움을 주려 하며 심지어 후속 논의에 대해서도 열린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좋은 인상, 그 이상을 남기세요
훌륭한 유명 연구자들이 줄지어 서 있고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상상해봅시다. 모 연구자를 조사하고, 용기를 모아 그에게 다가가고, 그와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구에 대해 논의합니다. 그다음 순서는 뭘까요? 저는 종종 손에 잡히는 종이쪽지에 제 연락처 정보를 급히 써서 건넨 뒤 버려지는 건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지 마세요!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명함을 준비해두시기 바랍니다. 학생으로서 저는 명함을 갖추는 개인적 과제를 충분히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한 번 학회에서 무료로 '인맥관리 카드'를 나눠주었을 때 그제야 저는 처음으로 명함의 유효성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저의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명함은 학위처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연락처 정보를 건네기 위한 똑똑한 대비책과 같이 다뤄져야 합니다.
박사과정 후 저는 연구직에서 과학 저술과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직종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비록 이제 저는 연구실과 멀어졌지만, 제 삶에서 인맥관리의 중요성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직업적 인맥이 사실상 전혀 없었던 새로운 나라로 옮긴 후 사실 저는 정기적으로 인맥을 쌓는 행사와 틈새 모임, 자원봉사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으며, 이때 저의 인맥관리 경험은 사람들로 가득 찬 방안을 자신 있게 뚫고 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Meenakshi Prabhune의 논평, Networking: a dark science for young researchers를 일부 기초로 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