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14년 12월 23일 해외 저널투고  / 영문교정  / 학술논문번역
출판 후 피어 리뷰와 법적 분쟁: 과학자들은 공개적인 의견 표명을 삼가야 할까?
 
최근 출판 후 피어 리뷰를 다루는 온라인 익명제 게시판 PubPeer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사건으로 인해 과학계가 떠들썩했습니다.

고소인은 디트로이트의 웨인 주립대학 소속 암 연구원 패즐룰 사카르 박사로, 500편이 넘는 논문의 저자이자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1,227,000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 주임 연구원이었습니다. 익명의 사용자가 작성한 부정적인 의견 때문에 그는 직장을 잃게 되었고, 따라서 익명 사용자의 신원을 밝히고 그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고자 한 것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출판 후 피어 리뷰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생겨났습니다.

  • 과학자들은 법적 조치가 두려워 정확하지 못한 논문에 대해 의견을 밝히기를 꺼리게 될 것인가?
  • 법은 어느 정도까지 과학에 개입할 수 있는가?
  • 내부고발자들에게 법적 보호가 제공되어야 하는가?

출판 전 피어 리뷰에는 비밀이 보장됩니다. 피어 리뷰 보고서는 일반 대중에게 절대 공개되지 않는데, 이 때문에 논문의 거절 사유가 될 수 있는 극도로 비판적인 관점이라 할지라도 저자가 명예 훼손으로 고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저자는 저널의 의사 결정 절차를 준수할 의무가 있으며 이 때문에 피어 리뷰어의 의견을 보다 잘 수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출판 후 피어 리뷰의 경우, 이에 대한 의견이나 반응이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습니다. 또, 저자들은 자신의 명예를 손상시킬 수 있는 악의적인 의견을 경계하게 됩니다. 이러한 의견 때문에 저자들이 법적 조치 등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논문의 부정확한 점을 지적하는 것이 전문가의 기본 권리이자 의무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PubPeer 사태의 영향으로 연구자들은 다른 연구자들의 작업을 비평할 때 그 결과에 대해 조심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PubPeer 측에서는 사이트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우리는 출간 후 피어 리뷰가 가지는 가장 곤란한 법적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즉, 출판된 데이터의 어떤 부분에 부정행위의 소지가 발생했을 시, 사람들이 이 부분에 주목하게 하는 것이 명예훼손에 속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PubPeer 사건은 Science Fraud 라는 사이트를 폐쇄하게 만든 놀랄 만큼 비슷한 다른 사건을 연상시킵니다. 이 내부고발 사이트는 로체스터 대학의 폴 브룩스 교수가 익명으로 운영했는데, 수천만 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들여 작성된 300건 이상의 출판 논문에 실린 문제의 소지가 있는 500개 이상의 이미지들을 게시했습니다. 이 사이트로 인해 수많은 논문들이 철회되거나 수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이트는 법적 문제에 휘말려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그러니 많은 과학자들이 출간된 연구에 대해 익명으로 의견을 밝히는 것조차 조심하게 된 것입니다. 사이트가 폐쇄된 후 이루어진 한 인터뷰에서 폴 브룩스 교수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근본적인 생각은, 대중과 함께 이런 문제를 논의할 때 그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가 공개되지 않는다면 실제로 이루어지는 조치는 보다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데이터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 이 두 사건 모두 한 가지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명예훼손에 대한 법이 과학에 얼마나 관여할 수 있을까요?

정부는 순수한 내부 고발자가 부당한 법적 위협을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과학자들은 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명예훼손에 대한 법을 개정하고자 오랫동안 노력해 왔고, 영국의 명예훼손법이 그 결실 중 하나입니다. 영국에는 명예훼손 피해자 위주의 법이 있었으나, 이는 법적 위협이 두려워 과학적인 비판을 할 수 없는 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되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에서는 익명의 자유로운 발언권을 법으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카르 교수가 PubPeer 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결과는 자유 발언과 익명성에 대한 법적 보호에 달려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PubPee를 지원하고 있는 뉴욕 소재 미국 시민 자유 연대의 알렉스 애브도는 적법한 과학적 문제제기는 법원의 판결이 아니라 보다 열린 토론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출판 후 피어 리뷰에 대한 의견은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출판된 연구는 해당 분야의 모든 전문가들의 비판에 열려 있는 것이며, 따라서 출판 후 피어 리뷰가 과학적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출판 후 피어 리뷰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로 연구자에게 개인적인 공격을 가할 수 있는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보다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의견 표명을 위해, 출판 후 피어 리뷰 사이트는 악의를 가지고 작성된 의견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익명인 작성자들의 신원을 사이트 운영자들은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출판 후 피어 리뷰에도 불완전한 측면이 다수 있지만, 과학에 의문을 제기하는 행동은 권장되어야 합니다. 이는 노팅엄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는 필립 모리아티 교수의 다음과 같은 의견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공공 기금을 받았고, 연구 결과물을 공공 영역에 내놓았지만, 법적 소송을 당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이 연구에 대해 비판할 수 없다면, 그것은 심각한 결함을 가진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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